최근 서울 하천변에 파크골프장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고령층이 주로 즐겼던 파크골프의 인기가 중장년까지 확산하면서 열풍이 부는 모양새다. 인기 상승에 따라 지자체마다 파크골프장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그러나 하천변에 파크골프장이 늘어나면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천변은 물고기와 새, 인간이 공생하는 공간이다. 도심 한가운데 파크골프장이 생기면서 시민들의 산책로는 사라지고, 철새들은 서식지를 잃었다.
지리적 특성상 하천변은 골프장이 들어서기에 적절하지 않은 장소다. 전문가는 “골프장에 언둘레이션을 주기 위해 성토를 하면 통수단면이 축소되면서 수위가 상승한다”고 말했다. 언둘레이션은 골프장 잔디 바닥에 굴곡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하천변에 흙을 쌓아 올리면서 하천 범람의 위험은 커진다.
하천은 시민들을 위한 공간에서 나아가 야생동물의 거처기도 하다. 하천 둔치를 파크골프장 등의 조성으로 무분별하게 개발하면 야생동물과의 공존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파크골프장 잔디 관리를 위해선 많은 양의 농약이 사용된다. 환경부의 ‘골프장별 농약사용 실태 현황’에 따르면 전국 골프장 잔디를 관리하고자 뿌린 농약은 3년간 601t에 달한다. 하천변은 습지와 연결돼 환경적 가치가 높은 곳이다. 농약 등 화학물질의 유입으로 수질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파크골프장 곳곳에 설치된 무허가 시설물들이다. 하천에 물이 불어나면 나무와 쓰레기, 풀 등이 쏟아지면서 파크골프장에 설치된 시설물들에 걸리게 된다. 전문가는 이 시설물들이 집중호우나 하천 범람 시 유수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경고한다.
매일 수백 명의 어르신이 파크골프장에서 여가 활동을 즐긴다.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복지 시설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하천변은 모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자산이어야 한다. 환경을 파괴하면서 무허가로 하천변을 점유할 것이 아닌 적절한 곳을 찾아 조성해야 한다. 지자체는 시민을 위한 공원다운 공원을 만들기 위해 장기적인 안목과 넓은 시야를 가지길 바란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