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교육감이 2025년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두고 교육격차를 심화시켜선 안 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디지털 교과서 도입에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는 교육부와 달리 ‘명암’을 모두 봐야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6일 서울 동작구 서울가족플라자에서 ‘2024 교육감과 함께하는 학부모 100人 100分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용 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오은주 서울 흥인초등학교 교사, 송윤희 강명중학교 학부모, 용미영 학부모시민협력 담당사무관 외에도 초중고 특수학교 학부모 100명이 참석했다.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토론회는 ‘서율교육 혁신을 향한 10년, 내 삶을 바꾼 서울교육정책’을 주제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토크콘서트 진행을 맡은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는 “우리 사회와 산업 등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상당수 이루어졌고, 교육의 디지털 전환도 상당히 중요하다”며 교육에서의 디지털 전환의 미래와 비전에 대해 질문했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모두 봐야 한다는 게 조희연 교육감의 의견이다. 조 교육감은 “2025년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는데, 이에 학부모님들의 불안과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교실 내 기술적인 환경인 첨단 기반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디지털교과서는 결코 밝은 면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며 “미래교육과 디지털 전환은 양면을 보고 가야한다.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글 수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조희연 교육감은 AI 디지털 교과서 시대에 교육의 역할은 ‘교육격차 해소’라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우리 교육은 디지털 교과서 도입으로 교육격차를 심화시켜선 안 된다”며 “모든 학생이 디지털 교과서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AI도입으로 미래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끝내선 안 된다고 했다. 디지털 교과서를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습득하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우리가 살아갈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이전처럼 암기식 학습이 아닌 창의력과 문제해결력 등”이라며 “챗GPT를 놓고 어떻게 창의적인 질문을 던질지, AI를 지식과 성장 도구로 어떻게 활용할지 등 교실 수업과 지식 습득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025년부터 전국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에 디지털 교과서가 우선 도입된다. 이에 학생들의 문해력, 집중력, 학습력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토크콘서트 진행을 맡은 김용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더라도 학교 공간 안에 조금이라도 아주 전통적인 수업 방식을 남겨놔야 한다”며 “종이책을 읽고 연필로 글씨를 쓰는 시간을 남겨놔야 학생들이 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