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회장으로 주목받던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임 회장의 과거 행적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회장이 교사 시절 제자를 상대로 부적절한 호칭과 언행을 해온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박 회장은 “격려했는데 과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으나 교총회원들이 사퇴를 촉구하며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시도교총회장협의회는 오는 28일 충북 청주에서 긴급회의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언론을 통해 박 회장이 교사 시절 고3 제자에게 보낸 12장의 편지가 알려지며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현재 교총 홈페이지 회원 게시판에는 박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게시글이 27일 오전 10시 기준 약 200건이 넘었다.
회원게시판에는 박 회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사퇴하지 않으면 내가 탈퇴하겠다” “이런 자가 회장이라니 당장 사퇴하라” “교총이 선생님들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 주세요” “그루밍 범죄 수사 고발하고 본부장 사무총장도 파면하라”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버티면 교총이 무너집니다” “회비가 아깝네요. 탈퇴하겠습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박정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임 회장은 지난 13~19일 진행된 제39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선거에서 38.08% 득표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교총 역사상 최연소 회장(1980년생)으로 당선되며 교총에 젊은 바람 이끌 것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당선 첫 행보를 초등생의 교감 폭행이 발생한 ‘전주 교권 사건’으로 잡아 교권보호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한 교육전문 언론은 지난 2013년 박 회장이 교사 시절 고3 제자에게 보낸 12장의 편지 내용을 공개하며 논란이 일었다.
해당 편지의 구체적인 내용은 “사랑하는 나의 OO”이라고 제자를 부른다. “점호가 진행되는 동안 당신이 늘 오는 시간에 엄청 떨렸다. 이런 기다림과 떨림이 사랑이 아닐까. 주변의 다른 애들이 전부 소거된 채 당신만 보였다. 당장이라도 안아주고 싶었다” 등이다. 또 다른 편지에서는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고 있다”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 그리고 당신의 향기” “나의 여신님” 등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해당 편지 사건으로 경징계인 ‘견책’ 조치를 받아 인근 중학교로 전근을 가기도 했다.
한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지난 23일 성명서를 통해 “얼토당토않은 행위로 ‘품위유지의무 위반’ 징계를 받고도 교총 회장에 출마했다는 것 자체가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교총은 신임 회장 당선을 철회하고, 내부 자정을 이루라”고 촉구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