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이슈’ 美 대선 레이스 본격화…“시장 불확실성 높아질 것”

‘글로벌 빅이슈’ 美 대선 레이스 본격화…“시장 불확실성 높아질 것”

미국 대선 TV 토론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판정승’
토론 결과에 바이든 현 대통령 정책 관련주 일제히 ‘하락’
증권가 “증시 조정장 야기 우려, 투자심리 위축될 것”

기사승인 2024-07-03 06:00:29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겸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2024년 대선 첫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후보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다. 이번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바이든 정책 관련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정권 교체가 단행될 경우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져 시장 전반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미국 대선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는 첫 TV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장에서는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현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었다.

미 대선 TV 토론회는 통상 9월 중순에 진행된다. 민주당과 공화당에서 각자 공식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7~8월 중 마무리하고 토론회를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바이든과 민주당 측의 요청을 트럼프 측이 수용하면서 이례적으로 빠른 시점에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서는 경제, 이민정책, 우크라이나, 기후위기 등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그러나 각 사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세부적 정책들보다 토론 과정에서 보여준 표정과 시선처리, 목소리 등이 부각됐다. 

토론 결과 바이든 대통령이 말을 더듬거나 허공을 응시하는 등 ‘고령화 리스크’를 떨쳐내지 못하면서 판정패를 당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와 바이든 간의 치열한 비방전이 벌어졌지만, 전반적인 기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밀리는 듯한 인상을 시장 대부분이 받았을 것”이라며 “TV 토론을 통해 트럼프가 더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수혜주들은 일제히 내려갔다. 토론회 당일 뉴욕증시에서는 바이든 정책 관련주인 친환경 에너지주가 큰 낙폭세를 나타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기업으로 꼽히는 퍼스트솔라는 28일(이하 현지시간) 9.79% 내린 225.4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또 다른 에너지 관련주인 선노바 에너지 인터내셔널의 경우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약 20% 내려간 5.23달러로 확인됐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주인 금융 종목들은 상승세다. 트럼프 당선 시 금융 완화 기조가 다시 형성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추정된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JP모건 주가는 28일부터 지난 1일 종가 기준 3.15% 오른 205.45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간스탠리, 웰스파고도 각각 1.93%, 3.53%, 5.52%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선이 전 세계 선거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으로 진단한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역사상 가장 양극화됐다고 평가받는 현재 미국 정치 지형을 고려하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향후 미 경제·외교 정책의 수정이 대폭 이뤄질 수 있다”면서 “자산시장에 영향을 주는 불확실성은 이전 대선보다 더욱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더욱 증대시키는 점은 두 후보 간 정책적 간극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특히 외교, 무역, 경제(조세), 환경, 이민, 사회분야에서 차이가 극명하다”며 “이번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정책 전환에 따른 불확실성 우려 역시 시장 전반에 반영돼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상상인증권은 이같은 우려 요인이 증시 조정장을 야기하게 될 것으로 봤다. 실제로 미국 정치적 불확실성 지수는 대선을 앞두고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황 연구원은 “(불확실성 지수 상승) 우려는 대선 결과가 정해지기 전인 올 3분기에 가장 극대화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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