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들이 지난해 ESG경영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금융사고가 꾸준히 발생했던 만큼 4대 금융들은 공통적으로 윤리경영과 상생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노력과 성과를 알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일제히 발간했다. 각 보고서에는 금융그룹들이 환경, 사회, 측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을 보면 금융그룹들이 어떤 개념을 우선시하는지 알 수 있다. 중대성 평가(Materiality Test)란 기업의 ESG 이슈를 분석하기 위해 우선 그 기업에 가장 중요한 토픽을 선정하는 작업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이중 중대성’은 기업 재무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의 지속가능성 관련 환경·사회적 요인과 더불어 기업의 경영활동이 외부에 미치는 영향, 즉 내부적 관점과 외부적 관점을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는 개념을 말한다.
KB금융은 중대성 평가를 기반으로 총 40개의 IRO(영향, 위험, 기회) 롱리스트에서 14개의 중대 이슈를 도출하고 우선순위를 선정했다. 이중 중대성 평가 순위가 높은 상위 10개 이슈를 중대 주제로 분류하고 하위 4개 이슈를 일반 주제로 분류했다.
재무 중대성 중대 주제로 △리스크 관리 △기후변화 대응 △상생금융 △금융소비자보호 △디지털 혁신 및 기술을, 영향 중대성 중대 주제로는 △정보보호 △다양성 및 포용성 △인재관리 △윤리경영 및 준법 △지속가능한 금융을 꼽았다.
KB금융은 14개 중대 이슈 중 △디지털 혁신 및 기술 △지속가능한 금융 △정보보호 등 3가지 이슈를 사내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 성과와 연계해 중점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ESG 경영활동에 대한 30가지 이슈를 도출하고 중요성이 높은 상위 10가지의 이슈를 선정했다. 10개 중요 이슈는 △리스크 관리 강화 △컴플라이언스 △기업 윤리 중수 △정보보안 체계 확립 △상품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 △고객 개인정보보호 △고객 경험 개선 △ESG 거버넌스 강화 △디지털 혁신 △금융소비자 보호가 중요 이슈 명단에 있다.
이 가운데 신한금융은 ‘리스크 관리 강화’를 최우선 이슈로 꼽았다. 그러면서 법규 제정 및 시행에 대응하여 내부 통제 시스템, 자금 세탁 방지, 불공정거래 및 부정거래 방지 등의 내용이 담긴 ‘컴플라이언스 대응 체계’ 및 ‘기업 윤리 준수’를 우선 과제로 선정했다.
하나금융은 환경·사회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을 모두 고려해 ESG 중장기 전략과 연계되는 중대 이슈 10가지를 도출했다. △기후변화 대응 △환경영향 관리 △임직원 처우 △개인정보 보호 △금융소비자 보호 △기업 상생 협력 △디지털금융 서비스 강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 △ESG 금융상품 확대 △윤리경영 등을 중대 이슈로 선정했다.
이 중 이중 중대성 평가 결과 △기후변화 대응 △임직원 처우 △ESG금융 상품 확대를 그룹의 핵심 이슈로 꼽았다. 이들 이슈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경영진의 KPI와 연계해 중점 관리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전체 21개 이슈 가운데 상위 10개를 핵심 이슈로 선정했다. 이중 △내부 탄소배출량 감축 및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금융배출량 △대출·투자 의사결정 시 ESG 요인 고려 확대 △고객 정보 보호 및 사이버보안 강화를 중점 관리 이슈 △포용 및 상생 금융 확대 △금융소비자보호를 외부이해관계자 중대 이슈로 꼽았다.
우리금융은 “이중 중대성 평가를 통해 도출된 중점관리 이슈들을 기반으로 ESG 전략 이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ESG경영위원회에서 활동 및 성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선정된 중점관리 이슈에 대해 전사 재무적·비재무적 리스크 측면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외부이해관계자에게 중요한 이슈에 대한 영향도를 검토해 지표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4대 금융의 이중 중대성 평가를 보면 공통적으로 윤리경영과 상생금융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신한금융은 올해 기업 윤리 준수를 중요 이슈로 신규 선정했고 KB·우리금융은 윤리 및 준법 경영 강화의 사회·환경적, 재무적 영향도를 모두 상향 평가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2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규모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한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며 “리스크 대응 및 관리, 금융사고 예방 및 디지털 보안과 함께 내부통제 강화를 중점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보고서에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