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올렸다. 다른 은행들도 줄줄이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3일부터 가계 부동산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3%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현 3.65∼5.05%에서 3.78∼5.18%로, 혼합형(주기형) 금리는 3.00∼4.40%에서 3.13∼4.53%로 높아진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통해 결정된다. 국민은행은 은행채 5년물 금리(목요일 기준) 변동에 따라 기준금리를 매주 월요일 반영한다. 이번에 조정한 것은 은행이 자율적으로 산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이 2%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일부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정책금융 수요가 늘어나면서 급격히 증가한 가계대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8조 5723억원으로 전달 대비 5조 3415억원 늘었다. 증가폭은 지난 2021년 7월(6조 2009억원)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난해 말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은 2.33%로, 6개월만에 올해 초 5대 은행이 금융당국에 보고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2%대) 수준에 벌써 이르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7월 초인데 내부에서 생각하는 적정 성장 속도에 비해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판단이 있었다”면서 “자연스럽게 시장 논리에 따라 속도를 조정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소폭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전날 은행들의 무리한 대출 확대를 경계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 원장은 2일 여의도 금감원에서 연 임원회의에서 “성급한 금리인하 기대와 국지적 주택가격 반등에 편승한 무리한 대출 확대는 안정화되던 가계부채 문제를 다시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금융시장 여건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복합적 위험요인이 산재해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등 다른 시중 은행들도 “주담대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