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의 정상화’를 기치로 내건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로드나인’이 12일 출시됐다. ‘로스트아크’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하고 엔엑스쓰리게임즈가 개발했다. 높은 육성 자유도가 특징이다. 특정 클래스를 선택해 육성하는 게 아니라 무기와 특성을 조합하는 것에 따라 직업이 변화해서다. 무기 역시 클래스 제한 없이 검과 방패, 대검, 단검, 석궁, 지팡이 등 즉각적으로 바꿔가며 전투를 즐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스마일게이트로서는 의외의 선택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MORPG 장르에 대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MMORPG 장르 게임이 많은 만큼 비교 대상도 여럿이다. ‘로스트아크’라는 주요 게임을 안정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가운데 모험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다.
지난달 4일 열린 쇼케이스에서도 “이용자들로부터 좋은 이미지인데 왜 굳이 MMORPG를 선택했냐”는 질문이 나왔다. 한재영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이사는 “MMORPG를 바라보는 국내 이용자의 시선이나 평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과도한 과금 요구 등 때문인데 충분히 여러 이용자층이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고, 서비스한다면 유저들에게 본연의 재미가 가닿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31일 열린 로드나인 미디어 시연회서 게임을 해봤다.
자유도가 높아 다양한 조합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이었다. 즉각 무기를 교체하며 전투를 진행해 속도감이 빠른 편이었다. 다만 보스레이드를 할 땐, 참여하는 인원이 많아 캐릭터가 어디 있는지 파악이 어려웠다. 김효재 엔엑스쓰리게임즈 PD는 “600대600 대규모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미디어 인터뷰에서 밝혔다. 내 캐릭터가 어디서, 어떤 플레이와 모션을 취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면 게임을 ‘하는’ 재미가 대규모 콘텐츠서 더 잘 느껴질 수 있을 듯하다.
개성 있는 그래픽이 더 부각되는 방법이기도 할 것 같다. 로드나인은 뛰어난 품질의 그래픽으로도 관심 받고 있다. 캐릭터 외양과 의상, 배경뿐만 아니라 탈 것 역시 독특하면서도 미려한 그래픽이라 인상 깊었다. 개발진은 유니티 최신 모델링을 활용해 최상의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높은 자유도가 강점인 동시에 진입장벽이 될 수 있어 이를 풀어나가는 게 관건이다. 로드나인에는 어빌리티라는 고유의 시스템이 있다. 무기와 마스터리 선택 이후 맞춤형 전투 스타일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총 54개로 보조, 방어, 전투 등 8개 태그 중 하나에 속한다. 조합에 따른 60여개의 직업이 있으며, 특정 조건을 만족할 때 얻을 수 있는 히든 직업도 있다.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초심자에게는 오히려 난도가 높게 느껴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아바타, 탈 것, 무기 외에 호문 등 이용자 취향에 맞출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다르게 생각하면 그만큼 재화를 들일 요소도 많다는 뜻이다. 개발진은 아바타에만 확률형 아이템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김 PD는 “탈 것 등은 모두 인게임에서 파밍을 통해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호문은 굉장히 많은 종류가 있는데, 넣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옵션을 갖게 돼 이런 부분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특정 기득권만 좋은 옵션,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시간을 투자하면 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고액 아이템이 포함돼 있는 상품 목록이 유출되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22만원 다이아 2만개 상품, 33만원 다이아 3만개 상품 등이다. 한 총괄은 3일 영상을 통해 “내부에서 5일 체험 콘텐츠를 공개하려고 준비 중 공개됐는데, 명확한 사실을 매끄럽게 전달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다량으로 다이아를 구매하는 분들의 편의성을 위한 상품이었다”며 “과금 구조에서 필요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해 묶음 상품을 제외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시작한 로드나인 1차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는 시작한 지 하루 만에 40개 전 서버 조기 마감했다. 로드나인 웹소설인 ‘정오의 전쟁’ 연재도 지난 4일부터 시작했다. ‘MMORPG 명가’ 스마일게이트 신작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