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수술을 1년에 1건 이상 하는 병원은 전국에 5개뿐이다. 게다가 이 중에 여러 병원들이 뇌파기사 지원 부족, 뇌전증 전임의 사직 또는 수술 교수의 해외연수 등으로 수술을 거의 못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에서 뇌전증 수술을 받을 병원이 거의 없다. 일본은 뇌전증 수술 수가를 1,100만원으로 높여서 약 500명의 수술 의사를 확보했다.
일본 도호쿠의대 뇌전증 전문 신경외과 노부카주 나카사토(Nobukazu Nakasato) 교수는 “patient first, far more important than colleagues or even friends. 환자는 의사동료나 친구 보다 훨씬 더 중요하며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의 뇌전증 의사들이 꼭 배워야할 자세다.
다음은 뇌전증 수술에 필요한 비디오뇌파검사실의 병원별 하루 상주 인력이다.
1. 삼성서울병원 (뇌파기사 낮, 저녁, 밤 3명, 간호사 낮, 저녁 2명: 총 5명)
2. 세브란스병원 (성인검사실: 뇌파기사 낮 2명, 저녁 1명, 밤 1명: 총 4명)
3. 이대목동병원 (뇌파기사 낮, 저녁, 밤 3명: 총 3명)
4. 서울대병원 (성인검사실: 뇌파기사 낮 1-2명, 저녁과 밤에는 없음: 총 1명)
5. 서울아산병원 (뇌파기사 낮 1명, 저녁과 밤에는 없음: 총 1명)
비디오뇌파검사실은 약을 중단하고 경련발작을 유발하기 때문에 환자의 안전과 양질의 검사를 위하여 하루 24시간 내내 뇌파기사가 지켜보아야 한다. 뇌파기사/간호사 3~5명이 필요한 검사실에 1명만 지원하고 있으니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수술 건수가 1년에 각 4~5건도 안 되는 것이다.
반면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의 수술 건수는 각 30-40건이다. 국민들은 4대 병원 이름을 보고 가는데 수준은 동네 병원만도 못하다. 1만 명 뇌전증 환자가 다니는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적어도 이대목동병원 수준의 뇌파기사를 지원해야 하고, 삼성서울병원은 수술 교수의 해외 연수로 중단된 수술을 다른 의사가 계속 해야 한다.
일본뇌전증학회는 한국이 요청하면 뇌전증 전임의 파견도 검토하겠다고 한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의 연구교수로 일한 중국인 왕씨 공학박사는 수년 동안 많은 뇌파검사를 판독해서 소아 뇌전증 진료와 수술에 크게 기여했다. 수백-수천명 뇌전증 환자가 수술을 고대하고 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배제하지 말고 다른 의사가 수술을 할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 가족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어린이병원 뇌전증센터 이기형 소장은 “한국에서 매우 적은 뇌전증 수술 의사들을 공유하기 위해 전국뇌전증컨소시움을 조직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정주영 회장(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 나가야 한다)과 이건희 회장(들어온 떡만 먹지 말고 없으면 나가서 만들어라)의 명언을 되새길 때이다. 대한뇌전증센터학회는 중증 뇌전증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각 뇌전증 수술 병원에 다음과 같은 문제 해결책을 제시했다.
1. 서울대병원: 뇌파 기사 2명을 저녁과 밤에 추가로 지원해 24시간 감시하게 한다.
2. 서울아산병원: 뇌파 기사 2명을 저녁과 밤에 추가로 지원해 24시간 감시하게 하고, 해외 뇌전증 전임의 2명을 채용한다(일본, 인도 등). 주로 비디오뇌파검사를 판독함.
3. 삼성서울병원: 수술교수 해외연수로 다른 의사가 뇌전증 수술을 할 수 있게 배려한다.
4. 이대목동병원: 해외 뇌전증 전임의 1~2명을 채용한다(일본, 인도 등). 중국 공학박사와 같이 진료 외에 비디오뇌파검사의 판독과 수술전 검사들의 종합분석을 도와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