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첫 합동 연설회에 나선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내부 개혁의 필요성을 일제히 강조했다. 22대 총선 패배 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변화가 필수라는 것이다.
8일 오후 2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첫 연설자로 나선 윤상현 당대표 후보는 “여러분의 힘으로 우리 당 중앙을 폭파시켜 달라. 그것이 바로 보수혁명을 이루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호남을 버렸다. (22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비례 순번 20위권 안에 5명의 호남 후보를 배정해야 했는데 사실상 지키지 않았다”며 당시 총선을 지휘한 비대위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다.
이어 “혁신정당을 위한 국민의힘 광주 제2당사를 신설하고 매주 월요일 호남의 전 지역을 돌면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겠다”며 “호남 민심과 요구사항을 당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두 번째 주자로 나선 한동훈 당대표 후보는 다시 유능한 보수 이미지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과거 보수는 다른 것은 몰라도 일은 잘한다. 안보와 경제는 역시 보수란 말을 들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야당만도 못하다는 말을 듣고 있다. 국민의힘이 유능하다는 평가를 되찾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호남 보수는 젊은 보수로 다시 일어설 희망을 보고 있다”며 “호남에 우리 당의 첫 번째 청년정치학교를 만들겠다. 젊고 유능한 청년 인재들이 호남에서 교류하고 성장해 호남 보수정치의 재건을 이끌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나경원 당대표 후보는 자신이 현역 의원이라는 사실과 오랜 정치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나 후보는 “국회에서 싸울 수 있는 현역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현역 의원이기 때문에 원내 투쟁을 앞장서서 이끌 수 있다”고 했다.
또 “내가 당대표가 돼야 국민의힘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다 뜯어고칠 수 있다”며 “스타트업 국민의힘으로 재탄생시키겠다. 구태한 형식과 질서를 전부 없애고 불필요한 조직과 부서, 예산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원희룡 당대표 후보는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하면서 개혁할 수 있는 인물이 자신이라고 전했다. 원 후보는 “이대로 가면 다음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전면 재시공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최고의 팀워크로 당정이 단합하고 국민 신뢰를 다시 찾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 필요한 당대표는 모든 것을 헤쳐온 오랜 경험과 대통령과의 소통으로 당정이 함께 민생을 살릴 수 있게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지방선거와 정권 재창출의 길이 열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호남‧제주권을 시작으로 오는 10일 부산‧울산‧경남, 12일 대구‧경북, 15일 대전‧세종‧충북‧충남, 17일 서울‧인천‧경기‧강원 등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