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윤상현 후보가 “본인도 모르게 트로이 목마가 되는 게 아니냐”며 한동훈 후보의 ‘정체성’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한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지난 2년간 최일선에서 몸 사리지 않고 싸웠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윤 후보는 11일 오후 MBN이 주관하는 ‘2차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한 후보의 정체성 논란을 문제 삼으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총선 패배의 원인 중 하나가 한 후보의 차별화 전략이었다. 야당이나 좌파들의 선전선동과 헷갈릴 때가 있다는 우려가 있다. 주변에 좌파 출신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파의 걱정은 한 후보가 본인 모르게 트로이 목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며 “한 후보가 우파의 재앙이 되는 것 아니냐’는 메시지가 하루에 수백개가 온다. ‘민주당 대표가 돼야지, 왜 국민의힘 대표가 되느냐’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대정부 질문 때 문재인 정부 당시 적폐수사할 때가 검사로서의 ‘화양연화(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였다는 말을 했다”고도 지적했다.
한 후보는 “제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2년 간 민주당과 몸 사리지 않고 가장 잘 싸웠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화양연화 발언에 대해서는 “당시 민주당이 저에 대해 일방적 공격을 할 때 그 공격이 얼마나 모순적인지를 지적하기 위한 차원이었다”며 “그때 저 혼자 최일선에서 민주당과 싸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검사팀 소속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에 관여했던 점도 화두였다. 윤 후보는 “한 후보가 정치하는 목적을 공공선의 추구라고 하셨다. 박 전 대통령에게 검사로서 30년을 구형한 것도 공공선 추구인가”라고 물었다.
한 후보는 “그 사안에 대해서는 여러 분들이 관여하셨고, 대단히 가슴 아픈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지지자들이 탄핵의 강을 건넜는데 다시 탄핵의 강으로 돌아오려고 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했다.
윤 후보는 “좀 너무했다”라며 “박 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사과 했냐”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저번에 (박 전 대통령을)봤을 때 상당히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다. 나라 미래와 의료 파업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지 진지하고 건설적 대화를 나눴다”며 “저에게 수사를 받은 분들 모두에게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