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장마 등으로 과일 물가가 오르며 과일을 있는 그대로 먹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섭취하는 ‘과일릭(과일+홀릭)’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카페업계에서는 이를 겨냥해 출시한 과일 음료와 디저트 등의 판매량이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이 가운데 ‘수박’과 ‘복숭아’의 인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서울 가락시장 기준 수박 9kg(개) 상등급 도매 평균가격은 2만65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7일 1만4265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약 45%가 증가한 수치다. 복숭아 백도는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25일 4kg상자 상등급 기준 1만2147원에서 전날 1만6240원까지 올랐다.
이처럼 과일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과 새콤함과 달콤한 맛을 주는 ‘복숭아’를 이용한 음료와 디저트가 소비자 입맛 잡고 있다.
음료업계에 따르면 할리스는 지난 12일 수박을 통째로 갈고 토핑으로 조각 수박을 올려 만든 생과일 주스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10만잔 넘겼다. 이디야커피도 수박을 활용한 생과일 음료를 출시했다. 특히 기본적인 수박주스에 그치지 않고 수박과 식혜롤 조합한 ‘수박식혜’ 메뉴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다.
푸드서비스 업체 CJ프레시웨이는 급식에 수박을 활용한 특식 메뉴 ‘수박막국수’와 ‘수박주스’ 배치했다. 고당도로 유명한 ‘충남 부여 수박’을 식재료로 사용해 삼복더위로 지친 고객들의 입맛과 영양과 수분을 모두 채울 수 있는 메뉴라는 설명이다.
투썸플레이스는 복숭아를 이용한 시즌 한정 케이크와 음료를 선보였다. 여름 한정으로 제철 복숭아 과육을 올린 복숭아 생크림 케이크와 그릭 요거트를 조합한 복숭아 프라페로 색다른 조합으로 즐길 수 있는 신메뉴를 만들었다. 복숭아의 경우 식감이 부드럽고 상큼한 맛으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차코리아와 SPC파스쿠찌도 각각 납작복숭아 아이스티와 복숭아 젤라또를 출시했다.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한 여름 제철과일 복숭아를 선택해 색다르게 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인기는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에 달콤함과 청량감 더해주는 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긴 폭염일수는 지난달 평균 2.8일로 집계됐다. 평년기준 0.7일인 것과 비교하면 4배가 오른 셈이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여름 시즌 메뉴를 출시하는 건 날씨가 일찍 더워진 탓도 있지만 특히 여름에 찾게 되는 과일 가격이 비싸지며 대체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떄문”이라며 “1인 가구가 과일을 사먹기 쉽지 않다보니 대체할 수 있는 음료나 디저트를 찾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