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신 말고 검정고시”…학업중단 고교생 매년 는다

“내신 말고 검정고시”…학업중단 고교생 매년 는다

기사승인 2024-07-23 14:00:03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자퇴 등으로 학업을 중단한 고교생이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내신 경쟁력’과 ‘이과불패’ 등이 복합적으로 만들어 낸 현상”이라며 내신등급 개편이 이뤄지는 2028년 대입부터는 학업중단생이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23일 학교알리미에 공시된(2024년 5월 기준)에 따르면 2379개교의 학업중단 고교생은 전국에서 2만579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학생수 대비 2%가 넘는 수치로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전국 고교 학업중단생 2만5792명 가운데 일반고는 1만7240명, 외고국제고는 366명, 자사고는 378명, 마이스터고는 26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고국제고가 전년 대비 15.5%(49명)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자사고(11.8%)와 일반고(11.1%)가 뒤를 이었다. 특성화고는 지난해 7131명에서 7128명으로 감소했다.

실제 수험생 커뮤니티에도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업 중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학교 유형에서도 일반고, 외고 출신 학생들의 글이 올라왔고 내신 성적도 다양했다. 일반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수험생은 “수시중심 학교라 수능 공부 분위기가 아니다. 내신은 3점대, 6모 기준 23111로 애매한 성적대”라며 학업중단 의사를 밝혔다. 그는 “훗날 (기업에) 입사를 했을 때 자퇴생이라는 게 마이너스 요소가 될 까 망설여진다”라면서도 “자퇴하고 다른 거에 신경 쓰지 않고 수학과 과학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특목고 학생들의 문의도 있었다. 자신을 외고에 재학 중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현재 내신은 3점대 극초반이고, 전교에서는 20등 후반대”라며 “서울대 진학이 목표인데 자퇴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전학도 생각했다. 집 주변 학교로 알아봤는데 갓반고(내신성적 따기 어려운 일반고)라 자신이 없다. 자퇴하는 게 나을까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전문가는 고교생들의 학업중단 사유 중에서도 ‘입시적 원인’은 ‘학교내신 불리’를 꼽았다. 현재 수시에서 학교내신은 1학년 1학기에서 3학년 1학기까지 5개 학기 반영된다. 여기서 학교내신이 나오는 과목으로는 1학년 때가 46%로 가장 많고 2학년이 40%, 3학년은 14%에 불과하다. 

고1때 내신 성적이 결정되는 구조이기에 고교 학업중단자는 1학년 때 가장 많다. 전국 일반고 기준으로 1학년 학업중단자는 2020년도 5015명, 2021년 6330명, 2022년 8050명, 2023년 9646명으로 점차 증가했다. 2학년은 2020년 3929명, 2021년 5733명, 2022년 6434명, 2023년 6767명으로 집계됐다. 3학년은 2020년 560명, 2021년 735명, 2022년 1036명, 2023년 827명으로 1‧2학년에 비해 비교적 적었다.

전문가는 외고국제고생의 학업중단은 ‘이과불패’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외고국제고 학생들의 학업중단은 이과 선호, 의대 쏠림 영향으로도 볼 수 있고, 통합수능의 수학과목에서 문과생이 불리한 점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금년도 대입에서도 검정고시를 통한 대입 전략을 수립한 학생들도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부터 내신등급제 개편으로 학업중단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현 중학교 2학년이 치를 2028학년도 입시에서는 내신등급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되기 때문이다. 임성호 대표는 “내신은 부담이 완화되어 학업중단 줄어들 수 있는 요인이지만 수능 평가 방식이 현행대로 유지돼 수능 비중은 상대적으로 증가된다”며 “외고국제고는 문이과 완전 통합수능 형태로 전환되어 현재와 같은 불이익은 상당수 해소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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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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