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우로 인한 누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한 오피스텔 입주자들은 누수로 가전‧가구가 손상됐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1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서구 청라동 ‘청라국제도시역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이 오피스텔은 지난해 4월 입주했으며 1630세대가 거주 중이다.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입주민들은 지난달 18일부터 23일까지 반복적인 누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입주민 A씨는 “비만 오면 집 안이 완전히 물에 잠긴다”며 “집에 없을 때 비가 내리면 집 안이 물바다가 될 정도다. 비 내리는 날에는 창문을 지켜보며 밤을 새워야 한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물이 흐르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호스를 틀어둔 것처럼 창문에서 물이 심하게 철철 넘치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입주민들은 누수로 가전‧가구 손상 피해도 호소했다. 그러면서 시공사의 미온적인 하자 보수 태도를 비판했다.
입주자 B씨는 “누수로 인해 주요 가전‧가구 등 생활제품들이 손상됐다”며 “서비스센터 직원이 와서 확인하고 사진도 찍어갔지만 대우건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화가 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 입주민은 “넘친 물들로 인해 각종 생활 가전 등이 습기에 장기간 노출돼 변색됐으나 대우건설은 도배‧마루를 제외하면 나머지 제품들은 배상이 어렵다고 발 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건설사는 세입자 퇴거 후에 작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이사비용과 숙소비, 공실 기간 임대 수익 등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대우건설에 보수 작업과 경제적 손실에 대한 보상을 촉구했다.
A씨는 “누수 문제는 단순한 하자가 아닌 입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경제적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대우건설은 책임감 있는 태도로 입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주민은 “가전제품 고장과 생활용품 손상은 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해결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전제품 및 생활제품의 피해를 인정하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은 폭우로 인해 누수가 발생했으며 하자 보수와 2차 가구 피해 등에 대해 보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폭우가 발생하며 바닷가를 바라보고 있는 쪽 세대들이 전면으로 비를 맞으며 창호(창틀과 창문에 이용되는 건축 자재) 틈 사이로 빗물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이어 “창호 업체에서 하자 보수 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이후 보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누수로 인한 피해가 명확하고 증빙자료(영수증) 등이 갖춰진 경우 해당 부분에 대해 검토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은 ‘2024년도 시공능력 평가’에서 3위를 차지했으나 하자 소송이 10대 건설사(2023년 기준) 중 두 번째로 많은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쿠키뉴스가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8개 건설사가 진행 중인 소송가액 20억원 이상 아파트 하자 소송은 132건, 소송가액은 약 5227억원대로 집계됐다.
아파트 하자 소송 규모가 가장 큰 건설사는 GS건설(36건, 소송가액 1658억원1100만원)에 이어 대우건설이 2위를 차지했다. 대우건설은 26건, 1029억4600만원 규모의 하자 소송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잦은 하자 소송에 대해 공급 물량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2010~2016년과 2019~2021년 아파트 공급량 1위를 기록할 만큼 공급 물량이 많았다”라며 “공급량이 늘어나니 하자 건수도 그에 비례해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