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협치 없이 정쟁만을 거듭하면서 22대 국회 법안 합의 통과는 69일째 ‘0개’를 기록했다. 개원식 역시 구체적인 계획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국회 의사일정 진행 방향에 대해 비판이 쇄도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5월 30일 22대 국회가 시작되고 두 달이 넘었지만 법안을 합의해 통과시킨 건 전무하다. 야당의 강행처리로 22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은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4법, 전 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 7개다. 여야는 쟁점 법안과 탄핵 정국으로 인해 개원식 역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5일) 노란봉투법 대치 정국에서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 표결을 밀어붙여 국회에서 강행 처리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같은 법안에 대해 재차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에 대해 모두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는 초강수를 뒀다. 국민들에게 법안의 문제점을 소상히 밝히겠다는 의도지만 이에 대한 피로감은 적지 않다. 국민들을 위해서 법안에 대한 합의 처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나마 전세사기특별법이 합의가 관측되는 상황이다. 전세사기특별법은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경매 차익 지급’과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에 대한 추가 논의를 진행한 뒤 사실상 정부안이 받아들여질 예정이다.
개원식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늦게 개원식을 열었던 21대 국회는 7월 16일 진행됐지만 이번엔 관련해 여야 모두 뚜렷한 계획안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여야 합의가 지속적으로 무산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정부여당의 강경한 태도를 문제 삼거나 야당의 의석수를 통한 입법독재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현 시점에서 합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없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여야 모두 잘못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선 범야권이 192석을 갖고 힘자랑을 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민주당 차기 당대표가 정해지면 어느 정도 상황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탠스를 계속 강경하게 나가면 야당을 보는 국민의 입장이 좋지 않을 걸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이 소수여당으로서 다수당의 논리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평론가는 같은 날 쿠키뉴스에 “국회는 의석 수가 많은 다수당이 국회를 주도하게 돼 있다”며 “또 국회 개원식을 진행하는데 야당이 반대할 순 있으나 여당이 반대하는 건 처음이다. 집권당이 자신들의 불만 때문에 문을 안 여는 건 전 세계적으로 경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