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도시, 옛 구로공단 터. 서울 금천구의 고착화된 이미지다. 서울 변방에 자리 잡고 있는 금천구는 ‘낙후’됐다는 이미지가 남아 있다. 이런 이미지들은 금천구의 발전을 저해하기도, 시민 자부심을 낮추기도 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이제는 아니다”라고 강하게 말한다. 금천구를 역사와 문화, 미래와 일자리가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은 그의 목소리에 가득 담겨 있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난 2일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집무실에서 가진 쿠키뉴스 인터뷰에서 “금천구가 사회 인프라나 여러 시설이 부족했다. 현재는 ‘공동체’와 ‘개발’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천구는 지난 2022년부터 ‘찾아가는 현장구청장실’을 운영 중이다. 개발도 여럿 추진한다. 현재 공군 부지를 직주 근접 산업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건립이 늦어진 대형 종합병원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려고 한다.
옛 구로공단은 과거 봉제 산업으로 한국의 곳간을 책임졌다. 유 구청장은 공간 혁신 구역으로 지정된 공군부대 인근 부지를 K산업 캠퍼스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금천구의 G밸리 인근 공군부대 부지는 지난달 1일 정부의 공간혁신구역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됐다. 이곳은 앞서 금천구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아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해 왔다. 약 12만5000㎡ 규모다.
공군부대 인근 부지는 화이트존이다. 공군부대 이전은 2005년부터 구가 추진한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유 구청장은 “백색 도화지 같은 이 부지에 5차 산업 혁명을 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릴 것”이라며 “도시계획 자문단을 최근 출범했다. 산업 인프라나 발전 방향에 대한 별도 자문단을 올해 하반기까지 하나 더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천구는 오는 2027년 부지 개발 기본 구상을 끝내고, 2031년 준공할 계획이다. 자체 용역도 오는 10월부터 진행할 방침이다.
금천구는 서울 서남권 관문이다. 유 구청장은 “G밸리를 직주근접 컴팩트시티로 조성할 것”이라며 “G밸리에는 청년 창업 기업과 중소기업들이 많이 입주해 있다. G밸리를 중심으로 청년 취업‧창업 지원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천구에는 G밸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 1인 가구 비율이 높다. 금천구 청년 인구는 지난 1월 기준 7만4426명으로, 구 전체 인구 32.7%를 차지한다.
실제 금천구는 청년 관련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청년들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고민을 구가 덜어주고 싶다”며 “청년층 창업과 일자리를 지원하고, 주거 안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청년 창업이 활성화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금천청년꿈터를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초기 청년 창업 기업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금천 청년창업가 도약 지원 사업’도 운영 중이다.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주거 환경 조성도 돕는다. 금천구는 청년 맞춤형 주택 87가구, 신혼부부 주택 48가구를 공급했다.
‘골목 구청장’. 유성훈 금천구청장의 별명이다. 그는 지방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는 모두 현장, ‘골목길’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금천구가 고향이다. 아들과는 고등학교 동문이다”라며 “행사를 줄이고 안양천이나 관악산을 더 자주 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어떨 땐 친구 같은, 어떨 땐 고향 선‧후배 같은 구청장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구민들도 금천구에 자부심을 느끼고 소통하며 금천구 발전에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