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폭로에 나섰던 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 안세영이 “내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가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8일 안세영은 SNS에 이 같이 알리면서 “내 이야기로 많은 분을 놀라게 해 마음이 매우 무겁다”며 심경을 전했다. 이어 “내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려야 할 선수들의 순간이 해일처럼 덮어졌다”며 “수많은 노력 끝에 올림픽 무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에게 가장 죄송하다”고 했다.
앞서 안세영은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선수 허빙자오를 꺾고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28년 만에 나온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우승 직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에서 협회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놓으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안세영은 대표팀에 실망을 표하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도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대표팀의 훈련 및 운영 방식, 선수의 부상 관리와 의사결정 체계 등에 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협회는 A4 용지로 10쪽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입장문을 내며 전면 반박했다.
안세영은 관심에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세영은 현장에 자리한 취재진에게 “싸우려는 의도가 아니라 운동에만 전념하고 싶은 마음을 호소하고 싶던 것”이라면서 “아직 배드민턴협회, 소속 팀과 상의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는 진상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감사원·경찰 수사관·국민권익위원회 출신 외부 감사관과 체육회 법무팀장 및 감사실장 등으로 조사위를 구성해 올림픽 폐회 이후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조사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면 감사로 전환해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국가대표선수촌 훈련본부 등을 살피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