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주요 시중은행들이 고급리 장기화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직원들에게 평균 6000만원 이상의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보다 높은 수준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6050만원으로 집계됐다. 남성 직원의 평균 급여는 6950만원으로, 여성 직원(5325만원)보다 30%가량 많았다.
그 중에서도 금융지주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은행보다 2000만원 이상 높았다. 은행에서 희망 퇴직한 일부 직원들은 은행장보다 더 많은 보수를 챙겼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올해 상반기 직원 1명에게 평균 6700만원을 지급, 4대 은행 가운데 급여 수준이 가장 높았다. 여기에는 지난해 임단협 결과에 따른 특별성과급과 격려금 940만원이 포함됐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 60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급여가 같았다. 이 급여에 포함된 성과급은 KB국민은행이 840만원, 우리은행이 750만원 수준이었다.
신한은행은 5500만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적었다. 다른 은행들과 달리 성과급을 일찌감치 지난해 연말로 당겨 지급해 올해 상반기 급여에는 포함되지 않은 결과다.
시중은행들의 급여는 주요 대기업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시중은행 평균보다 650만원 적은 5400만원이었다. 현대자동차도 4200만원에 그쳤다.
주요 금융지주는 은행보다 1인당 평균 급여가 월등히 높았다.
올해 상반기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남성 직원의 평균 급여는 9240만원으로, 여성 직원(6140만원)보다 50% 이상 높았다.
이는 금융 지주는 금융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업무 특성상 직원 수가 은행보다 적은 데다 임원 비중은 높다는 점이 평균 급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지주별로 보면, 우리금융의 1인당 평균 급여가 9700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어 하나금융이 9400만원, 신한금융이 8600만원, KB금융이 8000만원 등이었다.
5대 금융지주 중 1인당 평균 급여 수준이 가장 낮은 농협금융(6800만원)도 4대 은행 중 급여가 가장 많은 하나은행(6700만원)보다 100만원 높았다.
은행별로 보수 지급 금액 5억원 이상 중 상위 5명의 명단을 보면 은행장보다 높은 급여를 받은 일부 직원들도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관리자 직위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5명에게 각 10억원 이상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급여와 상여가 5000만원 안팎에 그쳤으나 퇴직 소득으로만 최소 9억4000여만원을 받아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상반기 보수(총 9억100만원)를 앞질렀다.
우리은행도 올해 상반기 보수 지급 상위 5명이 모두 부장대우급의 희망 퇴직자로, 각 8억3000만~8억70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고 공시했다. 역시 조병규 우리은행장 보수(총 6억5600만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KB국민은행은 조사역 직위에 있다가 희망 퇴직한 4명에게 각 9억원대 보수를 지급했다. 이들은 이재근 행장(총 14억2900만원)과 함께 상위 5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은행은 지점장이나 커뮤니티장 직위의 희망 퇴직자 4명에게 각 8억5000만원 안팎의 보수를 지급했다. 정상혁 행장 보수(총 8억2400만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