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선 양자 가상 대결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20.3%p 차이로 앞서며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차기 대권 후보들로 꼽히는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꽤 큰 배경에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지난 17~19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1025명을 대상으로 ‘한동훈·이재명 차기 대선 양자대결’을 질문한 결과 이 대표가 50.7%, 한 대표는 30.4%를 기록했다. 또 기타 7.3%, 없다 6.8%, 잘모름·무응답 4.7%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한 대표는 70대 이상에서만 이 대표를 앞섰다. 한 대표는 46.1%를 획득했으며, 이 대표 30.4%를 얻었다. 반면 이 대표는 40대(64.0%), 50대(58.9%), 18~29세(55.0%), 30대(46.2%)에서 강세를 보였다. 60대는 이 대표 45.0%, 한 대표 40.4%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세 양상을 보였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 정치 텃밭인 영남권 중 대구·경북(TK)에서만 44.2%를 획득해 우세를 점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이 대표가 42.6%를 획득해 한 대표 33.4%에 비해 높았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이 대표의 강세가 이어졌다. 각 지역 양자 지지율을 살펴보면 △호남권(이재명 65.1% vs 한동훈 17.4%) △강원·제주(61.7% vs 31.9%) △인천·경기(53.9% vs 26.1%), △충청권(51.5% vs 30.2%), △서울(48.7% vs 34.8%)로 집계됐다.
전문가는 이 대표의 강세 이유로 정부·여당의 특성과 여소야대 정국을 꼽았다. 정부가 실책을 범하면 당이 영향을 받아 한 대표의 지지율이 오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또 여소야대 정국에서 여당의 대표가 의제를 주도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2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부가 민심을 맞추지 못하면 여당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이 효과는 진보·보수 정부 모두 똑같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 정치인의 개인기가 필요한 데 한 대표는 아직 정치경험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치 초보로 시작해 두 차례 당대표를 하면서 산전수전(山戰水戰)을 모두 겪은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경험이 쌓이고 있다”며 “여소야대의 상황도 이 대표에게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정치 텃밭인 PK에서 한 대표가 지지율에서 밀렸다는 것은 당내 화합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PK 국회의원은 태반이 국민의힘”이라며 “주 지지층인 60대에서 양자가 접전이 벌어진 것은 정부·여당의 문제를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유선 전화면접(10.0%), 무선 ARS(90.0%)를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4년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값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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