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 학생이 무더기로 발생했다. 도 교육청에 따르면 지난주 개학 후 이틀 만에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약 일주일만인 22일 오전 10일 현재 해당 학교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49명까지 늘었다. 이는 전교생의 약 30%에 달하는 수치다.
정부는 코로나 유행이 다음 주 정점을 찍고 차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전국 곳곳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에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이어지면서 감염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22일 쿠키뉴스를 통해 이날 코로나 감염이 확인된 학생은 15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코로나 감염 학생 수는 595명이다. 전날까지 학교급별로 확진된 학생 수는 초등학생 59명. 중학교 255명, 고등학교 265명, 특수학교 1명이다. 8월 첫 주(1~7일) 33명이었던 감염 학생 수는 3주차(15~21일) 355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지난주 개학한 강원지역 한 고등학교에선 감염 학생 수가 일주일 새 49명까지 늘어났다. 확진 학생 중 11명은 완치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37명 중 33명은 등교 중지를 조처했다.
일단 방역당국은 코로나 유행 기세가 꺾였다고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합동회의를 열고 코로나 입원환자 증가세가 전주 대비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전국 220곳 의료기관의 코로나 표본 감시 입원환자 수와 증가율은 7월 3주 226명에서 7월 4주 474명(109.7%), 8월 1주 880명(85.7%), 8월 2주 1366명(55.2%), 8월 3주 1444명(5.7%) 등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입원환자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539%나 늘어난 상황이다. 학교 현장에선 개학 시즌과 맞물려 코로나 유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실제 학교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개학 후 학생들의 교류가 늘면서 교내 코로나 감염 학생 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폭염으로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경우도 많은데다 밀폐된 교실에서 에어컨을 사용하는 점도 방역을 어렵게 한다.
초등 5학년 박모양은 “기침하고 열이 나도 마스크 쓰고 학교 나오는 친구들이 있다”며 “코로나 걸렸어도 학원에 간다는 친구들도 있다”라고 했다. 경기도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사도 “기침 등 다른 증상이 있어도 열만 안 나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해도 되는지 묻는 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진 시 격리 의무가 권고로 바뀐 상황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방역 지침이 구체적이지 않고, 학교마다 제각각이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초등학교 개학일에 자녀의 확진을 확인한 김모씨는 “코로나 감염 시 등교를 언제까지 하지 않아야 하는지 학교에 물어봤지만 명확하게 말은 못 해주더라”라며 “증상이 없으면 등교라고 했는데, 무증상이거나 경증이면 등교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씨도 “개학하고 얼마 안 지나 중학생 아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학교 측에선 등교와 관련해 의사소견서에 따른다고 하고, 병원에선 학교 지침을 알아보라고 해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교사들도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다. 교사 B씨는 “최근 반 전체 26명 중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코로나 감염 학생이 많다”며 “확진된 교사도 많아 대체 교사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대체 교사를 구하지 못해 확진된 상태로 마스크 쓰고 수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6일 ‘학교용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마련했다. 코로나에 걸린 학생은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심한 경우 등교하지 않고, 증상이 사라진 다음 날부터 등교할 것을 권고했다. 등교하지 않은 기간은 출석인정결석으로 처리한다.
등교 때는 진료확인서나 의견 소견서, 진단서 중 1개를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C초등학교 보건교사는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관심으로 재조정됐지만) 여전히 감염병인 만큼 등교정지가 필요하다”며 “다만 증상은 아이 개인의 상황이나 면역력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등교 정지 기간은 의사 소견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