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의 에이닷이 업데이트를 통해 인공지능(AI) 개인비서로 새롭게 진화했다. SKT의 AI 서비스가 보다 구체화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6일 기준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에이닷은 지난달 서비스 개편 이후 앱마켓에서 순위가 대폭 상승했다. 구글플레이에서는 지난달 26일 26위에 그쳤지만 이날 4위로 올라섰다. 앱스토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7일 61위였으나, 이날 기준 6위로 훌쩍 뛰었다.
가입자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에이닷의 국내 가입자 수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에이닷의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존과 180도 달라졌다.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자연스러운 질의응답 △일상 관리 기능 강화 △뮤직·미디어·증권·영화예매 등에 특화된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등이 골자다.
글로벌 첨단 LLM을 한곳에 모아 다양한 대화형 AI 모델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SKT의 자체 LLM인 에이닷엑스를 비롯해 퍼플렉시티, 챗GPT, 클로드 등 LLM 7종을 이용할 수 있다. 각 LLM의 특성에 맞게 목적에 따라 엔진을 선택해 답변을 받을 수 있다. 퍼플렉시티는 실시감 검색 결과와 출처를 제공하고, 클로드 3.5는 코딩과 복작한 추론에 강하다. 또한, 같은 질문에 대해 쉽게 다른 모델로부터 답을 받아 비교할 수 있다.
이용료는 당분간 무료다. 다만 하루에 5000포인트를 지급, 그 안에서만 질문이 가능하다. 한번 질문할 때마다 에이닷엑스에는 50포인트, 퍼플렉시티에는 100포인트, GPT 4o에는 300포인트 등이 든다. 하루가 지나면 포인트가 다시 리셋된다.
캘린더와 노트, 수면분석, 알람 등 일상 관리 기능을 통합한 ‘데일리’ 기능도 새롭게 선보였다.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말하듯이 에이닷에게 알려주면 약속과 미팅, 할 일 등을 저장·관리한다. 에이닷 통화에서 이야기한 일정도 자동으로 등록돼 편리하게 확인 가능하다. 기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던 구글캘린더 등도 동기화할 수 있다. 다만 캘린더에서 일정이 아닌 ‘할 일’로 등록한 경우에는 에이닷 캘린더와 동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면분석은 AI 스타트업 에이슬립의 기술력을 합쳐 서비스되고 있다. 숨소리로 수면 패턴을 분석한다.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는 REM 수면 상태에 접어들면 알람으로 깨워주는 ‘AI 알람’ 기능도 있다. 워치 등 별도의 장비를 구매하거나 착용하지 않아도 수면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휴대전화를 머리맡에 두고 잠드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을 알아볼 수 있다. 그러나 측정자 외 다른 사람이 함께 잠을 잘 경우에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측정을 해보니 측정자는 깨어있는 상태였지만, 다른 사람의 숨소리와 섞여서인지 ‘일반수면 중’으로 체크된 시간대도 있었다.
뮤직과 미디어, 증권, 영화예매 등 각 영역별로 특화된 전문 에이전트 서비스도 경험할 수 있다. 해당 영역에 대해 깊이 있게 학습, 양방향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미디어 에이전트에 “중국 드라마 ‘녹비홍수’를 어디에서 볼 수 있어?”라고 묻자 녹비홍수에 대한 설명과 함께 비티비에서 시청 가능하다는 설명을 내놨다. 이와 비슷한 드라마를 추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작품이 OTT ‘티빙’에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지 않았다. 동문서답도 있었다. ‘미국 드라마를 가장 많이 보유한 OTT를 추천해줘’라는 질문에는 ‘미국 드라마가 가장 많이 보유된 OTT를 이용해서 삼체를 감상해보세요’라는 답변을 내놨다.
아직 정비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난 4일 진행된 SKT와 퍼플렉시티의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에이닷의 향후 성장전략이 발표됐다. 에이닷은 현재 5단계의 AI 개인비서 진화 로드맵 중 2단계에 도달한 상태다. 추론을 통합 업무 보조와 정보 탐색 등이 가능한 것이다. SKT는 향후 △독립적, 개별적 업무의 완결적 처리 △복합 업무 분석 및 계획 수립, 실행 △주체적 어부 제안 및 설계, 자동화 등의 단계를 밟아 사람과 같은 AI 개인비서를 만든다는 목표다.
미국 진출 등 에이닷의 글로벌화도 연내 실행을 준비 중이다. 미국 현지의 통신사와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브랜딩이나 UX 등은 현지화를 통해 국내 에이닷 서비스와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시사됐다.
에이닷의 유료화 시점 및 방식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유영상 SKT CEO는 “AI 서비스는 유료화돼야 하지만 성급한 유료화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내에서 당분간은 유료화보다는 규모 확대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훈 SKT AI서비스사업부장도 “고객들의 에이닷 사용량이나 패턴, 만족도 등을 분석해 어떤 서비스에서 지불 의사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시장에서 유의미한 상품이라는 확신이 생길 때 유료화를 고민해 보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