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가람저축은행의 등급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저축은행의 저조한 수익성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 영향이다.
10일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예가람저축은행의 등급전망을 안정(Stable)에서 부정(Negative)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기업신용등급은 BBB+로 지난 2019년부터 유지된 등급을 유지하기로 했다. BBB+ 등급은 채무상환능력이 충분하지만 상위 등급에 비해서는 경기침체와 시장환경변화 영향을 받기 쉬운 기업에 주어진다.
나신평은 예가람저축은행의 수익성이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신용평가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예가람저축은행은 1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 강화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고 보유사업장 사업성은 떨어진 영향이다.
나신평은 “유의 및 부실우려 평가를 받은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과정에서 대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중단기적인 수익성 저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회사의 수익성 변동 추이와 이익안정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PF 부실채권 정리에 나선 저축은행들이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 면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저축은행이 신평사에 신용등급 평가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한 사례도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6일 나신평이 내놓은 신용등급 평가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나신평은 결국 취소 요청을 받아들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까지 BBB 신용등급과 안정 전망을 받았지만, 그해 9월 전망이 부정으로 바뀌었다. 다음 평가를 받은 지난 4월에는 BBB- 등급으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 이때도 등급전망은 부정으로 유지됐다.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더 하락하면 BB+ 등급이 된다.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충분히 고려되는 투기등급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6일 저축은행업권과의 간담회를 열고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른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철저히 이행해달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업계의 부담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