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 멤버가 하이브 내에서 ‘따돌림’을 당했다는 의혹을 놓고 팬들이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이것이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따돌림이 대표적인 직장 내 괴롭힘의 유형 중 하나라고 설명하면서도, 괴롭힘 여부 판단을 위해선 조사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근로기준법에 들어있는 만큼, 뉴진스가 이 법을 적용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도 관건이다.
14일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하이브 관련 진정이 서울서부지청에 접수됐다”면서 “사실관계부터 확인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뉴진스 하니는 지난 11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하이브 사옥 복도에서 대기하다가 지나가는 다른 연예인과 매니저에게 인사했는데 해당 매니저가 ‘무시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 영상을 본 한 뉴진스 팬은 “하이브 내 뉴진스 따돌림 의혹은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한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지난 12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밝혔다. 따돌림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은 근로기준법에 속한다. 근로기준법 76조 2항은 ‘직장에서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으려면 우선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여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전속 계약을 맺는 연예인은 근로자로 보지 않는 견해가 많다. 공인노무업계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중문화 예술인이 근로자성을 인정받긴 쉽지 않다”면서 “근로관계 인정이 안 된다면 직장 내 괴롭힘 제재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노동부도 관여할 권한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5월 대법원은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다 2020년 숨진 골프장 캐디의 유족에게 사용자가 1억7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하급법원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만약 ‘인사 무시’와 같은 상황이 일반 회사에서 ‘근로자’에게 일어났다면 어떨까. 근로기준법 내 직장 내 괴롭힘 정의가 구체적이지 않은 탓에 다른 사건들에서도 인정 여부는 판단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