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간호사 등 응급실 의료진이 폭력과 폭언 등을 당한 사례가 지난해에만 700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응급의료 종사자 등 의료진이 응급실에서 폭행 등 피해를 입은 건수는 지난해 707건으로 집계됐다.
응급실 의료진에 대한 폭력 건수는 2021년 585건에서 2022년 602건, 지난해 707건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360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피해 사례를 보면 폭언·욕설이 45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폭행(220건), 협박(51건), 기물파손(34건) 등이 뒤따랐다. 올해 상반기에도 폭언·욕설이 243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응급실 진료에 한해 폭행, 폭언 등 난동을 부리는 환자를 거부할 수 있는 지침을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계에 공지했다. 그동안 응급의료 종사자가 업무 중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 요청을 거부하거나 기피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정당한 사유’를 처음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앞으로 응급실 의료진은 △응급의료기관의 인력과 장비가 부족해 적절한 응급의료 행위를 할 수 없는 경우 △환자·보호자의 폭행이나 장비 손괴 행위의 경우 환자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
김미애 의원은 “의료행위가 이뤄지는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행하는 의료인 등을 폭행 또는 협박한 경우 등에 대해서 현행법상 엄하게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의료환경 안전에 대한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