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부터 서울 시민 누구나 5분 이내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한 이후 20년이 지났다. 시는 변화된 교통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교통소외 지역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개편을 통해 시민 누구나 걸어서 5분 이내 대중교통에 접근할 수 있는 ‘대세권’을 실현하는 것이 시의 목표다. 복잡한 버스 노선은 곧게 펴고, 중복 노선은 줄인다. 자율주행버스와 2층버스를 도입해 서비스도 대폭 확대한다.
바뀌는 노선의 모습
22일 시가 발표한 ‘시내버스 준공영제 20주년 혁신방안’에 따르면 시는 버스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통근·통학 시간을 단축하고, 촘촘한 대중교통망을 만들 계획이다. 버스는 초기 투자비가 저렴하고 노선 수요 변화에 따른 대응이 가능하다. ‘가성비 좋은’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얘기다.
우선 시는 이용자가 많아 차내 혼잡이 극심한 간선버스 중 굴곡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2층 버스’를 투입한다. 혼잡도 완화 및 수송용량 확대 역할을 한다. 정류소를 대폭 줄여 2층 버스를 급행으로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자율주행버스’는 이미 운행 중이다. 운전기사 수급이 어려운 심야시간대 우선 투입해 야간 노동자들의 버스 이용 기회를 확대한다. 고령인구가 많거나 사회복지시설과 가까운 곳에는 ‘수요응답형 DRT’를 도입해 교통약자 대중교통 접근성을 증대한다.
돌아가는 굴곡 노선은 펴고, 긴 노선은 잘라내는 등 노선도 효율화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버스 회사와 노선 개편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며 “긴 노선, 굴곡진 노선, 소외된 노선을 한 번에 같이 보고 노선 개편 작업이 완료되면 회사별로 차고지 위치와 실태 등을 파악한 뒤 배분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부터 탈 수 있나
시는 지난 1월부터 버스 조합 등 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부터 노선 전면 개편 및 사전확정제 실시를 위한 제도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들은 빠르면 2026년 1월부터 개편된 노선을 탑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실장은 “조례 계정과 관계자 협의 등을 추진 중”이라며 “2026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내버스 개혁은 노선 개편이 본질이다.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서울시 도로 여건이 허용하는 한 경기도와 인천 등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편의도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 초부터 버스 조합 등의 의견을 사전에 충분히 수렴했다. 남은 것은 계획을 실천해 내는 것”이라며 “시민들 일상에 편리함을 줄 수 있도록 든든한 교통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