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낭만의 계절이지만 술의 유혹에 취약해지는 계절이다. 무엇보다 우울증을 앓은 적 있는 사람, 우울증 가족력 있는 경우, 만성적 과다 음주자의 경우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100만32명이다. 좀 더 살펴보면 우울증 환자는 2018년 75만3011명에서 매년 늘어 2021년에 91만 명대로 올라섰다가, 이듬해 100만 명 문턱을 넘었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의 2024년 8월·9월 입원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알코올 의존증 환자 200명 중 82명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과 자살의 상관관계에서도 ‘술’은 악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우울함을 술로 달래면 건강에는 어떤 악영향을 미칠까? 우울증에 빠지면 뇌의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는데, 여기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의 강한 독성이 뇌세포 파괴를 촉진해 짜증, 신경질, 불면증, 불안 및 우울증, 죄책감을 유발해 우울증이 더 심화된다.
우울증에 빠지면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진다. 그런 상태에서 술을 마시게 될 경우 뇌세포 파괴가 촉진되고 뇌기능은 더욱 저하되어 우울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실제 일조량과 일조시간이 부족해지는 요즘 같은 가을과 겨울에는 우리 뇌 속에 송과선(pineal gland)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 합성이 줄어든다. 특히 항우울 효과가 있는 세로토닌 분비가 저하되고, 수면 부족 등 생체리듬도 깨져 우울한 기분을 느끼기 쉽다.
이런 우울함을 이기고자 음주를 지속하면 일시적으로 기쁨을 누리지만, 알코올의 효과가 사라지고 난 후 다시 우울해지고, 더 많은 양의 술을 찾게 되어 결국 ‘알코올 의존증’에 빠지게 되는 ‘악순환의 굴레’가 반복된다.
우울증의 예방과 치료의 기본은 낮 시간의 야외 활동량을 늘려 햇볕을 쬐는 시간을 확보하고, 활동량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규칙적인 수면 각성 주기를 유지하고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수면 환경위생 관리를 위한 상담, 광선치료, 항우울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우울증의 경우 불면, 식욕 저하가 흔하게 나타난다. 2주 이상 우울함이 반복되고 술에 대한 유혹을 스스로 이겨 내기가 힘든 경우 중독 관련 전문 치료기관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