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플랫폼 상생협의체가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 등을 놓고 밤 10시까지 마라톤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 30일 열린 배달앱 상생협의체 9차 회의는 당초 예상을 넘겨 휴식 시간을 포함해 7시간 가령 지속됐지만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상생협의체가 목표로 잡은 10월이 끝나기 전 마지막 회의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파행으로 끝났다.
핵심 쟁점인 수수료 부담 완화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날 공익위원들은 중재안을 처음 제시했지만 합의를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앞서 입점업체들은 중개수수료 5% 상한과 2∼5%의 차등 수수료를 요구했다. 이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기준 9.8%인 현재 수수료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배민은 9.8% 수수료를 유지하면서 매출 하위 40% 업주에게만 한시적으로 2∼6.8%를 적용하는 안을 지난 8일 6차 회의에서 제시했다.
쿠팡이츠는 수수료를 5%로 낮추는 대신 쿠팡이츠가 와우회원들에게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면서 고객 배달비를 부담하던 것을 입점 업주가 내라고 하는 안을 8차 회의에서 냈다.
입점업체들은 배민과 쿠팡이츠의 상생안을 거부했고 공익위원들은 이날 중재안을 내놨다.
배민에는 수수료를 7.8%로 인하하고 6.8% 이하 차등 수수료 적용 대상을 매출 하위 80%로 대폭 확대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이츠에 제안한 중재안은 수수료율 5%와 함께 쿠팡이츠가 전체 배달비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라는 내용이다.
공익위원들은 이날 저녁 늦게까지 배민과 쿠팡이츠를 각각 설득했고 입점업체도 만났으나 합의를 이루진 못했다. 배민은 중재안을 놓고 기본 수수료 인하에 이견을 냈고 쿠팡이츠는 배달비 분담 문제로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혜대우 요구 중단'에 대해서는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합의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최혜대우 요구는 배달앱에 입점 점주에게 메뉴 가격이나 최소 주문 금액 등을 다른 배달앱보다 불리하게 책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업주들은 배달앱의 최혜대우 요구는 음식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특정 배달앱의 수수료가 저렴해 음식값을 싸게 설정해도 다른 배달앱이 가격을 똑같이 정하라고 하면 음식 가격을 똑같이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배민은 '최혜대우 요구'를 중단할 의사가 있다면서도 쿠팡이츠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에 쿠팡이츠는 입장을 밝히는 것을 꺼려왔다.
이날 안건 가운데 영수증 내 입점업체 부담 항목 표기와 배달 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 2가지 안건에는 합의가 이뤄졌다.
공익위원들은 배달비 중 외식업주가 부담하는 금액을 영수증에 표기하고 기타 광고나 수수료는 비율(수수료 6% 이런 방식)로 표기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냈다.
배달앱 약관을 개정해 라이더 위치를 외식업주에게도 공유하도록 하는 내용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공익위원들의 의견 등을 참고해 다시 한번 상생안을 마련하고 차기 회의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다음 회의는 오는 11월 4일에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