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원·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항공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항공유, 항공기 리스, 영공 통과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원·달러 환율로 결제하는 항공업계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계엄·탄핵 정국 후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 비상계엄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한때 1440원을 넘어서면서 항공사들의 운영 부담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대형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의 절반 이상을 임차해 사용하는데, 저비용항공사(LCC)는 거의 전량을 빌려 운영해 환율이 오를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LCC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 시 전반적인 운용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항공기 리스뿐만 아니라 항공사 영업비용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유류비도 달러로 결제해 환율 상승이 유류비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며 “항공기 정비 관련 비용도 대부분 달러로 지불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전문가는 LCC는 환율 변동 대응책이 뚜렷하지 않아 탄핵 정국 장기화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는 “FSC(대형항공사)는 파생상품을 활용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LCC는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36.80원이었다. 고환율로 인해 한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까지 위축될 경우 LCC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항공업계는 연말 특수를 공략하며 다양한 프로모션에 나선다. 환율 변동성과 유가 상승, 여행 위험 국가 지정 등의 외부 요인이 연말 특수를 꺾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앞서 주요 국가들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에 대한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영국 외무부는 지난 4일 한국의 주요 시위 지역인 광화문, 삼각지, 여의도 등에 여행 경보를 발령하며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미국 국무부와 캐나다 외교부도 한국 방문에 주의를 당부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한국 거주 일본인들에게 경각심을 가지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도 한국을 위험 지역으로 분류하며 불필요한 방문을 재고하라고 밝혔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해외여행 수요 변동은 없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 몇몇 국가에서는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분류했다”라면서도 “현재 눈에 띄는 항공권 취소는 없지만,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