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다양한 축제를 준비해 온 서울시를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와 민간 기업·단체, 소상공인 등이 행사 계약을 마친 상황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행사가 무산될 수 있다는 걱정이 제기된 것이다. 시는 일단 민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말 행사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는 ‘서울라이트 광화문’ ‘서울라이트 DDP겨울’ ‘광화문 마켓’ ‘서울빛초롱축제’ ‘서울콘’ 등 올 연말 시내 곳곳서 진행하는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부와 기업 연말 행사는 물론, 개인적인 송년회마저 줄줄이 취소하는 분위기에 일각에선 시와 자치구의 연말 축제 진행이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단 시는 연말 행사 계획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 문화본부 관계자는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으니, 행사 개최 여부가 바뀐다면 시에서 공지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로선 일정이 변동된 게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행사는 시민 안전을 고려해 개막식과 퍼레이드를 취소했다. 오는 13일 광화문 잔디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4 서울윈터 페스타’ 개막식은 보기 어렵게 됐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서울윈터 페스타는 광화문~광화문광장~청계천~서울광장~DDP~보신각 6곳을 잇는 대한민국 최대 겨울축제로, 내년 1월5일까지 24일간 펼쳐진다. 광화문, 청계천, DDP 등 서울 주요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이 가능한 행사가 개최된다.
관계자는 “개막식에는 초청된 내빈들과 시민들이 많이 모인다”며 “다중밀집행사인 데다, 탄핵 표결 전날이라 시위 인파가 많을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위와 행사 소음으로 인한 주민 피해 문제와 안전사고 발생 등 문제를 고려해 개막식과 퍼레이드는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연말 축제를 계획한 자치구 상당수도 주최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강남구는 오는 14일 일원동 일원에코파크에서 외국인 주민을 위한 연말 축제 ‘언락 코리아! 게임앤드 컬쳐’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외국인 주민들이 모여 한국 문화를 즐기고 교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남구 측은 “민간과 계약을 마쳤고, 이전부터 계획했던 행사라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초구도 오는 14일 ‘펫밀리데이’ 행사를 진행한다. 반려견 입양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미니운동회와 장기자랑 등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자리다. 같은 날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는 서초구의 계절별·테마별 축제 중 마지막 겨울 축제인 ‘크리스마스 인 서초’가 개최된다. 서초구 측은 “예약을 받은 행사라 취소하기 어렵다”며 “모두 실내에서 진행되는 행사라 집회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구청장들도 업무와 공공서비스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앞다퉈 입장을 밝혔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모든 업무와 공공서비스는 차질 없이 일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성북구의 오늘은 평범할 것. 주민의 일상을 지키겠다”고 전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구민 여러분이 일상을 흔들림 없이 이어갈 수 있도록 구청의 모든 업무는 변함없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