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원 모양의 국회 본회의장은 아름다웠다. '직선은 신의 부재'라던 건축가 훈데르트바서의 말을 기억하듯 본회의장은 자연스러운 곡선을 지향했다.
국민의 의견은 단일하지 않다. 정치는 다양한 의견이 부딪치고 경쟁하며 하나로 통하는 장이 돼야 한다. 해서 본회의장의 곡선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넓은 아량처럼 느껴졌다.
반원 모양으로 배석한 국회의원들은 각자 30만여 명의 국민을 대표한다. 이들의 목소리는 반원의 중심점에 있는 국회의장의 자리로 모여 합치를 이룬다. 위에서 내려다본 본회의장은 그토록 엄숙하고 아름답기만 했다.
반원의 본회의장에 '당론'이란 이름의 직선이 그어졌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여당 의원 105명이 불참했다. 이어진 14일 재표결 때도 탄핵안 가결이 선포되자 여당 의원들이 우르르 본회의장을 떠났다. 방청석 기준 우측에 놓인 국민의힘 자리가 텅 비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텅 빈 본회의장을 홀로 지켰다. 김 의원은 이날을 계기로 당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고백했다. 개별 헌법기관으로서 양심에 따라 행동한 의원들이 국회에서 '섬'처럼 고립되고 있다.
국회에 직선은 어울리지 않는다. 섬까지 포용하는 국회가 되길, 초심 사진기자의 감동이 깨지지 않길 바라본다.
이재명이 찾아달라던 ‘장갑차 의인’ 등장…“막아야 한다는 생각뿐”
12·3 비상계엄 때 국회로 출동하던 군용차량을 막아서 화제가 된 남성이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