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티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쿠팡과 네이버 등 상위 업체의 쏠림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26일 이같은 내용의 이커머스 시장연구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지난 3월부터 실시한 이커머스 시장 실태조사의 연구 결과가 담겼다.
공정위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커머스 시장의 △구조적 특징 △시장집중도와 경쟁압력 △잠재적 경쟁제한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이커머스의 구조적 특징과 관련해서는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간 대체 관계가 제한적이고, 소비자와 판매자 다수가 복수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지만 쿠팡·네이버 등 일부 브랜드로 선호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판매자의 상위 이커머스에 대한 거래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커머스 시장은 물류·데이터·멤버십 서비스 등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선두주자가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후발주자가 신규 시장진입하기 위해선 일정 부분 제약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거래규모와 거래빈도를 살펴보면 상위 이커머스와 중·하위 이커머스 간 격차가 확대되면서 시장 집중도는 증가했다.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경우 현재 온라인 쇼핑 거래액 대비 중국 해외 직접구매액 비중이 작은 편이지만 저가 공산품 품목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향후 국내 판매자 입점 확대·물류 설비 확충에 따라 상당한 경쟁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라이브 커머스의 경우 기존 이커머스의 보완적 채널로 기능하고 있으나 다수 고객 기반을 통해 인접 시장인 이커머스 시장에 지배력을 확장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이커머스 기업이 최혜대우 조항을 시행할 경우 가격경쟁 감소, 수수료 경쟁 감소, 후발주자 시장진입 봉쇄 등 경쟁제한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또 이커머스 기업-입점 판매자 간 수직적 거래 관계에서 소수 이커머스 기업에 대한 거래 의존도가 심화되거나 정보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등 불공정 거래행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공정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활발이 이뤄진다면 소비자나 판매자가 편익을 누릴 수 있다”면서도 “소수 이커머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집중도가 상승하고 있고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경쟁제한 행위가 발생할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그 효과를 면밀히 살피고 지속적으로 감시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