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와 얘기 나누고 싶을 때 우리는 흔히 커피 한 잔 하자는 말을 꺼낸다. 현 시점에서 정치권의 탄핵과 커피는 그 쓰임새가 비슷한 듯도 하다.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3명 추가 임명안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리자 야권은 국무위원 탄핵안을 통해 한 대행의 직무를 집행정지 시켰다. 한 대행이 아닌 다음 대통령 권한대행과 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유효했다. 다음 권한대행 역할을 맡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일부 수용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최 대행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정계선‧조한창 후보자를 즉시 임명하고 마은혁 후보자는 여야 합의 뒤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탄핵안을 통한 정국 해법은 적절한 방식은 아니다. 여야 모두 탄핵 남발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여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직무 범위를 애매하게 규정하며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추가 임명을 반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전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려 할 때 야권에서 막은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야당의 탄핵을 사실상 유도한 셈이다
야당은 21대 국회 때부터 국무위원에 대한 각종 탄핵을 반복하며 탄핵의 무게감을 낮췄다. 정작 탄핵이 필요한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그 효과가 반감됐다.
최후의 수단으로 쓰여야 할 탄핵안이 커피 한 잔 하 듯 가볍게 쓰이지 않는 정치권의 품격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