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강성 보수 지지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실제 여권의 대권 주자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1명에게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좋냐’고 묻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31%)와 의견 유보(36%)가 오차범위 안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7%), 홍준표 대구시장(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6%) 등이었다.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전국지표조사(NBS)를 한 결과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로 오차범위 밖 선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였고 홍준표 대구시장(8%), 오세훈 서울시장(6%),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5%) 등이었다.
이처럼 김 장관이 부상하는 이유엔 여권 강성지지층의 지지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힘 강성지지자들의 표가 결집한 것”이라며 “국무위원들이 국회에서 일어나 사과했을 때 김 장관은 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을 국민의힘 강성 지지자들이 용기 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거 같다”고 말했다.
실제 김 장관은 비상계엄령 직후 국회가 국무위원들의 사과를 요구했을 때 유일하게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보수 유튜브에서 이 같은 모습을 조명하면서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유튜버들이 김 장관을 조명해서 거기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응하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김 장관의 이 같은 신드롬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일시적으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게 이유다. 이 교수는 “(탄핵) 사태가 진정되거나 김 장관이 거취를 정확히 정하면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추후 선거 국면에 돌입하면 할수록 새 후보가 나오고 지지율에도 변동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17일 쿠키뉴스에 “김 장관은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이 정리되기 전까진 계속 1위를 달릴 것”이라며 “다만 김 장관은 대선 본선에서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의원을 데려오던지 유승민 전 의원을 다시 품던지 해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17일 발표한 갤럽 여론조사는 응답률이 16.3%,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 방식은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로 이뤄졌다. 표본 추출은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방식이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16일 발표한 NBS조사는 응답률이 19.6%,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