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이 빛바랜 창당 1년을 맞았다. 민심은 허은아 대표와 이준석 의원으로 갈라진 당에 대해 1%대 지지율로 응답했다. 지도부 입지도 위태롭다. 1만 명 넘는 당원이 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허 대표는 그럼에도 “‘이준석당’에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며 당권 수호 의지를 피력했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허 대표는 전날(20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창당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허 대표는 그 자리에서 “개혁신당이 수권정당 면모를 가지고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특정 개인이 아닌 다양한 인물과 가치가 공존하는 정당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특정 개인’은 이준석 의원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저 ‘이준석당’에 머무르지 않고 원칙과 상식을 추구하는 정당으로서 국민들께 진지한 대안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먼저 공당으로서의 면모, 공당다운 면모를 갖춰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당은 김철근 전 사무총장과 이주영 전 정책위의장 경질을 계기로 분열됐다. 이준석 의원은 해임인사 이후 허 대표 당 운영방식을 공개 비난했고, 이에 허 대표는 이준석 의원이 ‘상왕정치’를 고집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인사권도 당헌·당규에 따라 행사했다는 입장이다.
천하람 원내대표, 이기인 수석최고위원 등 이준석 의원 측은 허 대표 ‘사당화’를 주장하고 있다. 해임인사도 최고위 의결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라는 기획조정국 유권해석을 근거로 반발하고 있다.
갈등은 이준석 의원이 당원소환제를 이용해 허 대표 해임을 추진하면서 더 깊어졌다. 전날(20일) 오전 최고위가 열리기 전 천 원내대표와 이기인 최고위원이 당원소환제 청구서와 임시전대 소집요구서를 한 가득 싣고 회의실로 오자 대변인실이 그들을 막았고, 이 때 격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다툼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최고위가 종료된 이후에도 서류 상자를 가지고 양측은 옥신각신했다. 이 과정에서 “증거인멸” “국어실력도 안 되는 게 무슨 대변인” “김철근이라는 미꾸라지” 등 온갖 막말이 흘러나왔다. 상자를 쟁취하려고 서로 밀고 당기다가 당 대표 보좌역이 부상을 입고 입원하는 사고도 있었다.
내홍이 심한 가운데 지지율도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개혁신당은 전주 대비 0.5%p 하락한 1.9%를 기록했다.
전성균 최고위원은 “창당 1주년이라는데, 1주년 성적표는 1.9(%)”라며 자조섞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 “지도부는 총사퇴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천 원내대표도 최고위 이후 취재진과 만나 “저를 포함한 허은아 대표 등 2기 지도부는 실패했다”며 “그 증거가 수북이 쌓인 당원소환요구와 임시전대소환요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당한 절차를 따라서, 유권해석에 따라서 적법한 최고위가 돼야 하는데 그렇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 그러면 허 대표와 저희 지도부가 다 같이 책임을 져야하고 당원 심판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관해 허 대표는 “이준석 당 대표시절에도 (지지율이) NBS 기준 2%였던 적이 있다”며 “합당 과정에서 국민들께 실망을 드리면서 지지율이 떨어져서 창당 멤버로서 지역 출마한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이준석 의원 지지율도 올라야 해서 힘써야 할 것”이라며 “일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