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법인을 통해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지난해 성사되지 못한 추가적인 기술이전 계약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23일 온라인 기업 간담회를 열고 “올해 2개, 내년에 1개 임상 후보 물질에 대해 임상시험 계획(IND) 파일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미국 법인을 확립해 미국 임상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을 신속하게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면역항암제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항체에 항체·약물 접합체(ADC)를 결합하는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임상 속도를 내기 위해 미국에 새로운 법인 ‘에이비엘바이오USA’를 설립했다. ADC 임상을 집중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다케다제약 출신의 전문 인력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에이비엘바이오USA는 비임상 단계의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ABL206, ABL209, ABL210의 개발을 담당한다. ABL206은 오는 9월, ABL209는 12월에 임상시험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ABL210은 2026년 상반기 중 임상시험에 진입하기 위해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난소암, 대장암, 방광암, 폐암 등 고형암 환자가 투여할 수 있는 이중항체 ADC 치료제를 만들고자 한다”며 “이들 물질은 2027년 이후 에이비엘바이오의 파이프라인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앞서 기술이전을 계약한 후보물질의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신약 성공 가능성을 입증하고,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2년 글로벌 기업 사노피와 파킨슨병 신약 ‘ABL301’에 대한 1조원대의 빅딜을 성사시킨 바 있다. ABL301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으로, 이달 안에 마무리된다. 임상 2상부터는 사노피가 맡는다.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기전의 이중항체 항암제 ‘ABL001’의 임상 2·3상 톱라인 결과도 3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ABL001은 앞서 임상 1b상까지 진행한 뒤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컴퍼스에 기술이전됐다. 컴퍼스는 현재 미국에서 담도암을 적응증으로 임상 2·3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노피와 컴퍼스 등과의 계약으로 올해 600억원 이상의 마일스톤을 수취하기로 돼 있다”며 “특히 3월로 예정된 컴퍼스 임상 결과에 따라 신약 성공 가능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본다. 결과가 좋다면 2026년 가속 승인을 통한 빠른 상용화와 기술료(로열티) 수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추가적인 기술이전 성과도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에 한 기업과 기술이전 논의를 했다”며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선 여러 기업들과 미팅을 갖고 훨씬 더 좋은 계약(빅딜)을 제시 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텀싯(termsheet)은 종료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심도 깊게 기술이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