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 사태’ 여파…중국, 한국기원 주최 세계대회 불참 통보 [바둑]

‘커제 사태’ 여파…중국, 한국기원 주최 세계대회 불참 통보 [바둑]

중국바둑협회, 한국기원 주최 세계대회 ‘쏘팔코사놀배’ 불참
중국 측, 공문 보내 “2월11일까지 LG배 파행 관련 합의해야”
한국 프로기사들 중국리그 진출도 좌절…피해액 20억원 육박

기사승인 2025-01-29 18:27:06
지난해 중국리그에서 약 2억원에 육박하는 수입을 올린 변상일 9단. 2025 중국 바둑리그 출전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올해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LG배 파행’ 이후 중국바둑협회의 대응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 측은 한국기원 주최 세계대회에 불참을 통보하고, 2025 시즌 중국 바둑리그(갑조리그, 을조리그, 여자리그 등)에 한국 선수 출전을 불허했다. 이로 인한 한국 프로기사들의 피해액은 약 2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바둑협회가 한국기원 주최 세계바둑대회인 ‘쏘팔코사놀배’ 불참을 공식 통보했다. 쏘팔코사놀배는 한국 4명, 중국 3명, 일본 1명, 대만 1명 등 총 9명의 프로기사가 ‘풀리그’ 방식으로 겨루는 세계대회로, 당초 오는 2월6일부터 개최될 예정이었다.

중국바둑협회가 세계대회 불참이라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한 이유는 이른바 ‘LG배 파행’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일~23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신관 대회장에서 열린 제29회 LG배 결승에서 중국 바둑 레전드 커제 9단은 반칙패(2국·22일)와 몰수패(3국·23일)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는 사석(따낸 돌) 관리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으로, 한국과 중국은 계가 방식이 서로 달라 해당 룰과 관련된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메이저 세계바둑대회 역사상 최초의 ‘반칙패’와 ‘몰수패’가 연달아 나오면서 커제 9단의 우승이 불발되자, 중국바둑협회는 즉각 성명을 내고 “LG배 결승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한국기원 주최 세계대회 불참은 물론 2025 시즌 중국 바둑리그(갑조리그, 을조리그, 여자리그 등)에 한국 프로기사를 포함한 외국 선수들의 출전을 불허했다. 중국 갑조리그가 주 수입원인 한국 상위 랭커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됐다. 한국 선수들의 총 피해액은 약 2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배 우승을 차지한 변상일 9단은 지난해 중국리그에서 2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렸다. 중국 바둑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던 마샤오춘 9단 등 중국 바둑계가 변 9단의 중국리그 출전을 불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만큼,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변 9단의 수입은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한편 한국기원은 오는 2월3일 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사태 수습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설 연휴 이후 한국기원 관계자를 중국으로 보내 LG배 파행 사태를 수습에 나설 예정이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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