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로봇 기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미래 먹거리인 로봇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빅테크 기업인 엔비디아와 테슬라도 인간형 로봇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국내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35%로 확대해 최대 주주가 됐다. 누적 투자액은 3542억원에 이른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2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로봇 전문기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연결재무제표상 자회사로 편입해 미래 로봇 개발 가속 기반을 구축했다”며 “당사의 AI, 소프트웨어 기술과 로봇 기술을 접목해 지능형 휴머노이드 개발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직속 미래 로봇추진단을 신설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 멤버인 오준호 교수가 단장으로 젊고 유능한 로봇 인력을 배치했다.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휴머노이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AI 집사 로봇 ‘볼리’와 웨어러블 로봇 ‘봇핏’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최근 이사회를 열고 베어로보틱스의 30%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콜옵션을 행사하기로 의결했다. 콜옵션 행사가 완료되면 베어로보틱스 지분의 51%를 보유, 경영권을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LG전자는 ‘클로이 로봇’ 중심의 상업용 로봇 사업 일체를 베어로보틱스와 통합한다.
베어로보틱스는 지난 2017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설립된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이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를 통해 상업용 로봇 시장을 공략하고 공감지능(AI)과 가전사업의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가정용‧산업용 로봇 사업을 강화한다. 연내 출시 예정인 이동형 AI홈 허브(Q9)가 대표적이다. Q9은 두 다리에 달린 바퀴와 자율 주행 기술,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 센싱이 탑재됐다. 이에 사용자와 소통하고 집안의 가전과 IoT 기기를 유기적으로 연결·제어한다.
이삼수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은 “이번 추가 투자는 명확한 미래인 로봇을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며 “상업‧산업‧가정 등 로봇 사업 전방위 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 모두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넘어서야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25’ 기조 연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 ‘코스모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코스모스는 로봇이 현실과 거의 비슷한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학습하는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연설에서 12개 넘는 휴머노이드 로봇 라인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29일(현지시간)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개발 등 부문에서 큰 진전을 이룰 것으로 자신했다. 테슬라는 올해 12월 말까지 옵티머스 약 1000대 생산에 성공하고 2026년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