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국제공항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원인이 기내 선반에 둔 수화물로 추정되면서, 항공업계가 기내 반입할 수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류와 전자기기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섰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달 31일부터 “보조배터리, 전자담배를 포함한 전자기기는 선반에 보관할 경우 화재의 위험이 높으니 반드시 소지하시기를 바란다”라는 문구의 기내 안내방송을 출발 전 두 차례 송출하고 있다.
화재 발생 전에는 “휴대전화 및 보조 배터리는 손님이 직접 소지하시기를 바란다”라는 짧은 문구만 송출됐었는데, ‘화재위험성이 높고 선반에 보관하지 말라’는 구체적인 멘트가 추가된 것이다.
또, 에어부산은 탑승 전 승객을 대상으로 ‘지퍼형 비닐 팩에 보조배터리를 소지해 달라’는 문자를 지난 주말부터 발송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경각심 고취를 위해서 같은 내용으로 권고 안내를 했는데, 메시지 내용은 일부 재검토를 하고 있다”면서 “기내 배터리류와 관련해서는 종합적인 대책과 시행방안이 준비 중이며 확정되면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 역시 기존에 기내 방송으로 “기내에서는 휴대용 라이터와 보조배터리를 반드시 직접 소지하시기를 바라며 보관 시 압착되지 않도록 유의하기를 바란다”고 안내해 왔지만, 에어부산 화재 직후부터는 이에 더해 발권 카운터와 출발 게이트 앞에서도 “기내 반입하는 보조배터리는 기내 선반에 보관하지 말고 반드시 몸에 소지하거나 눈에 보이는 곳에 보관해야 하며 보조배터리의 화재 및 연기 발생 시 즉각 대응을 위한 조치이니 안전한 비행을 위한 승객 협조를 요청드린다”라는 안내를 추가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는 지난해 5월31일부터 항공기 출발 5분 전 ‘라이터나 보조배터리를 몸에 지니고 있어 달라’고 기내 방송을 하고 있는데, 에어부산 화재 이후부터 탑승 수속 시에도 추가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사마다 추가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승객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강제성이 없어 사고 조사 결과 이후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항공업계 일부에선 에어부산 화재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련 매뉴얼 재정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항공 위험물 운송기준에 따르면 리튬메탈 배터리와 리튬이온 배터리는 위험물로 분류돼 기내 휴대나 위탁수하물 반입이 기본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탑승객의 사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소량(100Wh)에 한해서는 운송이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