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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에서 ‘소장파’로 불린다. 12‧3 비상계엄령 사태 직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의사를 가장 먼저 밝힌 의원들 중 한 명이다. 또 탄핵 찬성과 관련해 국회의사당 본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김 의원은 당내에서 많은 고초를 겪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부대표 직을 내려놨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로 좌천성 사보임 됐다. 또 보수세가 강한 울산 지역구에서 반발에 부딪혀 시당위원장 직을 자진 사퇴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쿠키뉴스 취재진을 밝게 응대했다. 그는 지금 현 상황이 힘들어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겠다고 밝혔다. 힘든 내색을 보이면 당내에서 바른 말을 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용기를 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당내 압박에 대해 “최근 제일 많이 들었던 얘기가 ‘길게 보고 현명히 생각하라’다”라며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걸 알고 있고 내가 깨질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기보단 오늘 하루를 안 부끄럽게 사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국민들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깊이 사과하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한다”며 “비상계엄령 사태에 대한 진정한 반성 없이는 국민들에게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우리가 추구하는 보수의 가치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정립해야 한다”며 “보수의 가치는 미국과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보수는 만들어진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오는 24일 광주에 방문해 금남로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벌어진 것을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계엄령 사안에 민감한 호남권에 사과하겠다는 의미다. 이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 중 처음이다.
그는 “지난 15일 불법 계엄군이 시민들을 학살한 현장인 광주 금남로에서 계엄을 옹호하는 집회를 열었다”며 “어떻게 그걸 당에서 홍보할 수 있냐. 선을 지켜야 하는데 그걸 너무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주 월요일 광주에 내려가 5‧18 묘역에서 헌화를 하고 금남로에 방문해 사과할 예정”이라며 “모두 진영 논리에 갇혀 인륜을 져버리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1973년생 이하 친한동훈계 모임인 ‘언더73’에도 소속돼 있다. 언더73엔 김예지‧진종오‧김소희 의원과 류제화‧박상수 당협위원장, 송영훈‧김준호 전 대변인, 신주호 전 부대변인 등이 속해 있다.
그는 언더73에서 어떤 활동을 할 거냐는 질문에 “보수의 가치를 기준으로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자율적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기 대선 시 향후 행보 관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가 지금 나와 같이 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차기 대통령은 사회 통합을 이끌 수 있는 사람, 건강한 가치를 가진 사람, 경제‧국제 관계에 능통하게 대응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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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그는 “해상풍력 관련 산자위에서 법안이 통과된 걸로 알고 있는데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서 추가 입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또 6월 10일을 민주화 기념일로 제정해 공휴일로 하자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런 것들이 최종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숙원사업 관련) 대부분 했다. 이를 테면 지역구의 불필요한 고도 제한을 해제했다”며 “신정1동에서 뉴빌리지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은 울산 남구갑이 울산 교육 중심지인데 서울로 가지 않더라도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자신의 정치에 대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면서 그게 반드시 이들에게 이익이 돼야 한다.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에서도 올바름이 있어야 한다”며 “옳다는 건 보수의 가치와 공정, 포용, 자유에 맞아야 한다. 이런 것들을 기준으로 옳은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또 이 올바름이 상식에 맞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며 “반성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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