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전북특별자치도가 이변을 일으키며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할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다.
전북자치도는 대한체육회 2025년도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진행된 국내 후보지 선정 투표에서 총 61표 중 49표를 얻어 11표를 얻는 서울을 꺾고, 우리나라에서 48년 만의 하계올림픽을 열기 위한 도전에 나서게 됐다.
전북자치도는 ‘지방 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균형 발전’에 초점을 맞춰 표심을 공략해 서울에 큰 격차로 압승했다. 전북자치도는 올림픽을 유치하면 전주월드컵경기장, 완주 종합스포츠타운, 무주 태권도원 등 도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 대구스타디움에서 육상 경기를 열고, 광주(국제양궁장·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에서 경기를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향하는 인접 도시 연대를 통한 비용 절감 요구에 부합할 뿐 아니라 비용과 효율을 넘어 지역화합, 상생의 밑거름이 되는 중요한 가치라 할 수 있다. 전북자치도는 경기장을 일부 신설하고 보도센터 등도 짓지만 기존 경기장을 활용해 비용을 낮추고 효율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전북자치도는 아울러 전 세계에서 열광하는 ‘K-문화’와 함께 ‘전북에서 한국을 온전히 느끼다’라는 콘셉트로 도내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가치를 소개하고 전통시장, 한국의 풍류, 맛과 멋을 알리는 게 목표다.
문화올림픽, 친환경올림픽도 올림픽 개최 전략 중 하나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기반으로 한 올림픽에너지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탄소중립 올림픽 공동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제 전북자치도가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은 IOC 최종 유치전이다. 다시 시작인 셈이다. 2036 하계올림픽 개최를 희망하는 국가는 아시아에서 카타르 도하, 인도 아마다바드·뉴델리, 인도네시아 누산타라 등이 유치를 준비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튀르키예 이스탄불, 덴마크 코펜하겐, 칠레 산티아고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계올림픽은 지난해 유럽(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고, 2028년 북아메리카(미국 LA), 2032년 오세아니아(호주 브리즈번)에서 펼쳐진다. 대륙별 순회 개최 전례에 따라 2036년 올림픽은 아시아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 ‘전주 올림픽’에 대한 가능성도 높아지는 만큼 아시아권 국가들의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올림픽 개최지를 7년 전 총회에서 결정했으나, IOC가 상시 협상 체제를 도입해 보다 이르게 개최지를 확정할 수 있다. 아직 2036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 일정이 명확히 나오지는 않았지만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임기가 6월 종료된 후 새 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출범하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 2월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열릴 때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1년여 시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전북자치도가 국내 올림픽 개최 도시로 선정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무엇보다 서울시와 경쟁하면서 공동 개최를 제안했다가 서울시로부터 거절을 당하는 등 ‘공동 개최→단독 개최→분산 개최→다시 공동 개최’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림픽 국내 개최권을 거머쥐었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또한 올림픽 유치 선언에 앞서 ‘밀실 추진‘ 논란도 불거졌다. 전북자치도는 지난 2023년 6월부터 검토했다고 하나 지난해 7월 전북연구원의 전북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처음 불거졌고, 김관영 전북자치도지사는 지난해 11월 7일에서야 유치 공식 선언을 하는 등 지역 정치권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유치과정에서 전북 정치권이 남의 얘기하는 듯이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지사는 유치에 성공한 뒤 ‘지역 정치권의 지원도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지만 체육계 일각에서는 ‘지역 국회의원들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고 경고하는 등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관심에 대해 섭섭함을 표했다.
특히 전북자치도는 ‘새만금 잼버리의 멍에’가 있다.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잼버리 파행으로 해외 여러 나라들로부터 받은 질타에 대한 지적이 나올 것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
전북도 출연기관인 전북연구원은 올림픽 개최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전국 40조 4000억원·전북 27조 90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전국 17조 8000억원·전북 12조 9000억원, 취업 유발효과는 전국 44만 9000여명·전북 37만 4000여명이 창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림픽을 개최하면 관광객 유입, 건설 투자 증가의 효과를 누리고 장기적으로 국가·지역 이미지 제고, 지역 경제 활성화, 스포츠 산업 발전, 지역사회 화합 등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지역 이미지 제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 지사는 올핌픽 유치도시 선정 후 “전북도민의 도전 정신과 헌신, 열정이 이뤄낸 당당한 성취이자 빛나는 성공”이라며 “연대와 화합의 올림픽, 균형발전의 올림픽, 지속 가능한 문화올림픽을 세계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제 전북자치도는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제무대에서 경쟁하는 출발선에 서 있다. 그동안 야기됐던 잡음들은 모두 씻고, 올림픽 개최에 대한 도민들의 열망을 결집하고 전 국민적 지지도 모으도록 노력해야 한다. 올림픽 유치를 통해 지역 발전과 국운 회복, 국가 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