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관리 역량 부실 드러낸 더본코리아…“백종원 일체화 떨쳐내야”

브랜드 관리 역량 부실 드러낸 더본코리아…“백종원 일체화 떨쳐내야”

업계 “더본코리아, 일부 브랜드만 성장” 본사 관리 능력 의문
더본코리아 “가맹점 매출 증가…경쟁력 개선 위한 투자 지속”
“백종원 대표, 방송 아닌 실적으로 기업 신뢰 회복해야”

기사승인 2025-03-28 15:04:06
더본코리아 빽다방. 쿠키뉴스 자료사진 

더본코리아가 최근 원산지표기 위반, 위생 논란 등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지난해 운영 브랜드 절반 이상은 점포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본코리아가 백종원 대표의 이미지로 쌓아 올린 경영 방식에서 벗어나야할 때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백 대표가 28일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공식적으로 대면 사과를 했지만, 가맹점주들의 안정을 위해 방송이 아닌 실적으로 증명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매출은 지난해 4642억원을 기록해 전년(4166억 원) 대비 11.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56억원에서 360억원으로 40% 증가했다. 전체 가맹점 수도 늘었다. 더본코리아의 가맹점포 수는 지난해 3066개로, 전년(2785개) 대비 10.1%(281개) 늘었다.

다만 점포가 늘어난 브랜드는 일부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달 더본코리아가 공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더본코리아 25개 브랜드 중 8개만 출점 수가 폐점 수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신포차 △빽다방 △홍콩반점 △제순식당 △역전우동 △롤링파스타 △빽다방빵연구소 △빽보이피자 등이다. 25개 중 13개 브랜드는 출점보다 폐점이 더 높았다. 또 △미정국수0410 △성성식당 △돌배기집 △백철판0410 △연돈볼카츠 △고투웍 △홍콩분식 7개 브랜드는 신규 매장이 없었으며 폐점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본코리아 브랜드별 국내 직·가맹점포수 현황. 금융감독원

업계에서는 본사의 브랜드 관리가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점주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를 냈다고 하지만, 현재 운영 브랜드 수가 본사의 관리 능력을 벗어난 수준이라는 것이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폐점 수가 높은 브랜드가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은 본사가 소위 ‘잘 나가는’ 브랜드만 챙기고 나머지 브랜드 관리는 허술하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꼴”이라며 “결국 가맹점주들만 피해보는 것 아니겠냐. 경영진의 관리 능력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본코리아는 대다수 브랜드에서는 가맹점 매출이 증가했으며, 가격 경쟁력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가맹점 폐점을 줄이기 위한 본사의 노력으로 지난해 전체 폐점 수는 전년 대비 23.5% 감소했다”며 “가맹 점포의 매출 상승과 이익 증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대다수의 브랜드(약 71%)에서 가맹점 매출이 증가했으며, 한신포차와 같은 장수 브랜드는 신규 창업 증가와 함께 전년 대비 13%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가맹점의 매출 이익 증대를 위해 매출 상위 200개 공급품에 대해 매주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으며, 전체 공급품에 대해서는 매월 1회 점검을 통해 식자재 구매 및 매장 공급품의 가격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같은 지적을 타파하고 따른 기업 이미지 회복을 위해 더본코리아와 ‘일체화’된 백 대표가 방송이 아닌 실적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지가 아닌 실제 브랜드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백 대표가 방송을 하며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인지도를 올렸지만, 현재는 소비자들이 배신감을 느낄만한 이슈가 생기며 부작용이 일어나는 상황”이라며 “더본코리아와 백 대표의 ‘일체화’로 기업 이미지가 같이 무너지고 있어, 이제는 방송인 이미지가 아닌 경영인의 입장에서 실적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에서 “창립 이래 최고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거진 원산지 표기 문제 등으로 주주님들께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원산지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외부 전문가와 협력해 투명성을 높이고 실효적인 내부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첫 대면 사과를 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신뢰 회복을 위해 원산지 공개 시스템 도입뿐 아니라 메뉴와 서비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겠다”며 “제기된 논란을 엄중히 받아들이면서 전사적 차원의 혁신과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원산지 표기 등 제품의 설명 문구를 철저히 검사하겠다”고 말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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