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영풍·MBK파트너스 간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가 28일 열리는 가운데, 주총 지연 원인을 두고도 양측이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정기주총은 오전 11시 기준으로도 개회되지 못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영풍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내부거래를 통해 호주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SMH(선메탈홀딩스)의 영풍 지분을 다시 늘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법원이 상호주 관계 형성을 인정하고 MBK연합의 의결권이 제한된다고 판결한 이후 영풍은 정기주총을 통해 1주당 0.04주의 주식배당을 결의, 신주 6만8805주가 발행돼 SMH의 영풍에 대한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져 상호주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 주총에서 MBK연합 측의 고려아연 지분 40.97%에 대한 의결권이 온전히 보장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주총 지연은 의결권 제한 여부와 관계없으며 영풍의 주장이 허위라고 설명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현재 상대(MBK연합)가 제출한 엑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검사인 참관 하에 확인하는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해당 상황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시간이 길어졌다”며 “9시50분경 입장이 시작됐고 양측 위임장 검수를 최종 마무리하는 대로 개회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의 주주총회는 법원에서 파견한 검사인의 관리 속에서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준비,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며 “상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왜곡, 음해성 내용을 마구잡이식으로 유포하고 확산해 왔으며, 언론에 배포한 내용은 오히려 법원의 판결을 뒤엎고 꼼수와 탈법으로 자신들이 하고 있는 파행의 책임을 당사에게 전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양측이 의결권 제한 여부를 두고 강한 대립을 보이고 있어 주총 파행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주총도 지난 임시주총처럼 지연을 거듭하다 파행 또는 소송 공방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1월23일 임시주총 개회 시간은 오전 9시였으나 중복 위임장 집계 문제 등으로 오후 2시 개회돼 오후 10시30분경 끝난 바 있다.
한편, 삼엄한 경비 속에 이날 주총장에는 긴장이 맴돌았다. 오전 9시 전후로 마트산업 노동조합과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주총장 앞에서 MBK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