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산불 피해에도…여야 ‘내란·예비비’ 공방

‘역대 최악’ 산불 피해에도…여야 ‘내란·예비비’ 공방

재난 안중에 없는 여야…‘이재명 고발·국무위원 총 탄핵’ 난전
10조 산불 추경에도 여야 ‘예산 책임론’ 갈등
김철현 “여야 산불특위 구성하고 문제점 복기해야”

기사승인 2025-04-01 06:00:11
경남 산청 야산에서 산불이 나 인근을 태우고 있다. 독자 제공

여야가 산불피해 복구 전부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두고 정쟁의 늪에 빠졌다. 10조 규모의 ‘산불 추경’도 예비비 책임론 공방전을 펼쳤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재난 앞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3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방송인 김어준씨 등 72명을 ‘내란 선전·선동’ 혐의로 고발했다. 주진우 법률자문위원장은 “입법권이 행정권을 침탈해 국헌을 어지럽히는 건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판단”이라며 “이 대표와 김씨, 민주당 초선의원 등을 내란음모죄와 강요미수죄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마 후보자 임명을 거부하면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더 강경한 방법인 ‘국무위원 전원 탄핵’을 꺼내 들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 후보자 임명 거부는 윤석열 대통령 복귀 음모”라며 “(한 대행이) 1일까지 헌법수호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중대결심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야권의 파상공세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은퇴문제와 맞물려 있다. 문 재판관과 이 재판관의 은퇴 후 보수성향 헌법재판관이 합류하면 윤 대통령 탄핵이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후임자가 없을 때 헌법재판관 임기를 늘리는 ‘헌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여당은 헌재 구성 변경을 방어하기 위해 연일 논평을 내고 맞서는 중이다.

경남 산청 야산에서 산불 번지고 있다. 독자 제공

정치권 흔드는 ‘산불 추경’…예산편성 책임론 공방


여야는 10조원 규모의 ‘산불 추경’으로도 맞붙었다. 양측은 역대 최악의 산불피해를 앞두고, 예산편성 책임론을 꺼내 기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영남권 산불은 서울 면적의 80%인 4만8000헥타르(㏊)가 불탔고, 75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기극을 펼친 이 대표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 산불 대응 예비비 추경에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이는 지난해 12월 예비비 삭감 폭거의 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올해 예비비 4조8000억원을 편성했지만, 민주당에서 2조4000억원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며 “그 결과 재난 예비비 1조6000억원이 편성됐다. 그러나 이를 모두 산불대응에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민주당은 충분한 예산이 있다고 맞섰다. 이 대표는 “산림청 산불 대응 예비비 1000억원, 행정안전부 재난지원 예산 3600억원, 국가 재난예비비 1조6000억원, 국회가 승인한 채무부담 재정 1조5000억원을 합치면 3조5600억원의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돈은 손도 대지 않고, 추경을 핑계로 정치적 계산에 몰두하고 있다. 재난 앞에서 해괴한 거짓말은 하지 말라”며 “가족과 생계 기반이 사라진 국민 앞에서 예산을 가지고 장난을 치면 분노만 부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재난 앞 여야의 정쟁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당이 산불특위를 설치해 문제점 복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영남권 산불이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겼다. 필수적으로 추경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야가 남 탓만 하고 있다”며 “내란 공방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지연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는 만큼 여야는 특위를 만들어 재발방지책과 산불 확산 문제점을 복기해야 한다”며 “정상적인 정치가 해야 할 모습은 전혀 없다. 국민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
임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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