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한국을 대상으로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24시간 시장 모니터링 및 비상대응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최상목 부총리 “모든 시장안정조치 즉각 시행”
최 부총리는 3일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를 열고 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지난 2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는 모든 교역국가에 10%의 기본 관세와 함께 무역흑자 규모가 큰 개별국가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한국 25% △중국 34% △유럽연합(EU) 20% △일본 24% △베트남 46% △대만 32% △인도 26% △태국(36%), 스위스(31%) 등이다.
최 부총리는 “높은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로 다가온 이상 이제는 본격적인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F4회의도 여기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대미 협상에 범정부적 노력을 집중하고, 경제안보전략 전담반 등을 통해 민관이 함께 최선의 대응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관세로 피해가 큰 업종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최 부총리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자동차 등 피해 예상 업종별 지원, 조선 선수금 환급보증(RG) 공급 확대 등 상호관세 대응을 위한 세부 지원방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제안한 10조원 규모의 추경에도 무역금융, 수출바우처 추가 공급, 핵심품목 공급망 안정 등 통상 리스크 대응 사업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우리 기업들이 전례 없는 통상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신속히 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를 계기로 우리 경제·산업의 체질 개선 노력도 병행하겠다”며 “신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가격이 아닌 기술을 기반으로 한 근본적 산업경쟁력을 제고하며 국내 일자리를 지키는 정책적 노력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은 부총재 “美 상호관세, 예상보다 강력”
한국은행도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예상보다 강했다고 평가하면서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호관세 관련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상황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유 부총재는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는 국가별 관세율이 높았고 대상국가도 광범위했다는 점 등에서 시장 예상보다 강한 수준”이라면서 “주요국의 대응 등 향후 전개상황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 부총재는 “국외사무소 등과 연계한 24시간 점검체제를 통해 관련 리스크 요인의 전개양상과 국내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적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글로벌 교역여건 변화, 주요국 성장·물가 및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서도 계속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24시간 비상대응체계 가동…이복현은 불참
금융감독원도 이날 오전 이세훈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회의에 불참했다.
금감원은 이날 발표된 미국 관세조치 내용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공격적 수준으로 글로벌 증시하락과 성장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증시 하락 및 경제 성장 둔화 우려도 커졌다고 봤다.
또 금감원은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와 4일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 국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가 즉각 실행될 수 있도록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한다”며 “일일 모니터링 체계 강화,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시장 불안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