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지정, 아파트 대신 빌라 산다…틈새 수요 몰려

토허구역 지정, 아파트 대신 빌라 산다…틈새 수요 몰려

정부·서울시, 지난달 24일 강남3구·용산구 토허제 지정
제도 사각지대 ‘빌라·경매 거래’ 증가

기사승인 2025-04-04 06:00:10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송파구와 강남구 아파트 단지 모습. 곽경근 대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강남3구와 용산구에 위치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자 규제를 피한 틈새 수요가 몰리고 있다. 특히 규제지역의 빌라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강남3구와 용산구 2200개 단지, 총 40여만가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규제를 피한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9일간 강남·서초·송파·용산구의 주택 유형별 매매거래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는 2건 거래될 때 빌라(연립·다세대)는 13건 거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강남구에서 아파트 거래 2건, 연립·다세대 거래 2건이 이뤄졌다. 서초, 송파, 용산구에서는 아파트 거래 없이 연립·다세대만 각 1건, 7건, 3건 거래됐다. 거래 유형별로는 중개거래가 7건, 직거래가 6건이었다. 비아파트인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 아파트 분양 물량 등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일부 주택 매입 수요의 틈새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용산구 한남동에서 ‘한남유림빌라’ 전용 174㎡ 연립주택은 지난달 24일 50억원에 직거래로 손바뀜됐다. 이는 한남뉴타은 재개발 등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강남구 대치동에서 거래된 은마아파트 전용 76㎡ 2건은 각각 30억2000만원과 3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은마아파트는 지난 2월14일 역대 최고가 28억원에 거래가를 형성했는데 최고가를 한 달만에 경신한 것이다. 

용산구 고급 아파트 한남더힐은 한 단지 내에서도 토허제 규제 적용 여부가 엇갈렸다. 한남더힐 32개 동 중 11개동은 4층 이하 주택으로 건축물대장상 용도가 아파트가 아닌 ‘연립주택’으로 분류되며 토허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연립주택으로 분류된 한 동은 지난달 14일 175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혼합돼 일부 규제를 피했다. 오피스텔은 토허제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타워팰리스는 아파트 1294가구, 오피스텔 202실로 구성됐다.

또, 경매시장에서도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고가 낙찰이 이어지고 있다. 경매시장은 일반 매매보다 까다로운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우성아파트(전용 131㎡) 경매에 27명이 응찰했다. 낙찰가는 31억7640만원으로 감정가(25억4000만원)보다 6억원 이상 높은 가격이다. 동일 면적은 지난 1월 28억7500만원(9층)에 거래된 바 있다. 경매임에도 일반 매매보다 약 3억원 비싸게 거래된 셈이다.

전문가도 토허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아파트 분양물량과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주거상품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의 틈새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만에 모를 풍선효과를 예방하기 위한 꾸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토지거래허가제는 본래 도심지역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게 아닌데 도심에 적용하고 또 ‘아파트’ 한정으로 거래를 제한하며 생각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근본적인 문제는 토허제 정책에 있다”며 “일반 도심에 토허제를 적용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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