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개헌…고민 깊은 민주

오락가락 개헌…고민 깊은 민주

기사승인 2025-04-08 06:00:0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깜짝 개헌론에 들썩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조기대선과 개헌투표를 동시에 하자고 제안해서다. 이재명 대표는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 최대 관심사인 권력구조 개편을 마냥 미룰 순 없는 만큼 그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개헌에 관한 당 입장에 종지부를 찍었다. 필요성은 인정하나 시기상조라는 것. 이 대표는 전날(7일) 최고위원 회의에서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로 통째로 파괴한 헌정 질서를 국민의 힘으로 간신히 복구하는 중”이라며 “민주주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민주주의 파괴를 막는 게 더 긴급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란종식에 집중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이틀 후인 지난 6일 우 의장의 개헌 긴급담화문으로 들뜬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발언이다. 정치 이슈를 분산시키거나 당내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국면이 한창인 와중에 개헌 논의는, 헌정 질서를 바로잡기도 전에 ‘헌법을 다시 쓰자’는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고, 이는 책임회피와 국면전환용 전략으로도 비칠 수 있다. 

후폭풍은 셌다. 국회탄핵소추단장이던 정청래 의원은 우 의장의 개헌론을 ‘국회의장 놀이’라며 대노했다. 당도 즉각 진화에 나섰다. 조승래 수석부대변인은 전날(7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와 민주당은 3년 전 대선 공약으로 개헌을 냈다. 4년 중임제, 감사원 국회이관을 낸 적이 있어서 원론적 입장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개헌이라는 게 어느 시기에, 어떤 절차를 걸쳐서 진행할 거냐에 대해선 시기 선택과 판단의 문제는 있다”고 덧붙였다. 

유·불리를 따진 결정일 수도 있다. 개헌으로 권력구조가 바뀌면 차기 대통령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권력구조 개편은 대선 후보들이 국민에게 약속하고 대선이 끝난 후에 신속하게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대선을 2개월 앞두고 개헌을 논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다. 헌법 개정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과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국회가 합의안을 완성하더라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은 개헌에 신중함을 더하는 요인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200명 이상이 찬성할 개헌안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선거가 코앞인데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변수는 이재명 대표일 텐데, 개헌론으로 선거가 흘러가는 걸 반기지도 않을 것이고 대선에서 승리해서 그 쪽으로 관심 쏠리는 것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항상 대선시기와 정권 말기에 개헌이 언급됐다. 일종의 패턴”이라며 “항시 힘이 센 쪽은 개헌을 거부하고, 밀리는 쪽은 개헌하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헌 필요성은 있지만 현실성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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