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가 도입 1년 만에 첫 사례가 나왔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JB자산운용이 ‘제이비와이에스케이제2호 기업구조조정 부동산 투자회사’를 설립해 지난 21일 영업 등록을 했다. 정부가 지난해 3월 지방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CR리츠 제도를 재도입하겠다고 밝힌 지 1년 만에 실현된 것이다.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고 이를 임대로 운영하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CR리츠를 활용하면 건설사들은 팔리지 않고 떠안고 있는 아파트를 유동화해 현금을 마련할 수 있다. CR리츠 운용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다. 건설 경기 침체기였던 2009년과 2014년 운영했다 멈춘 뒤 지난해 재도입됐다.
JB자산운용이 설립한 CR리츠는 467억원의 자금을 모집해 대구 수성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288가구를 매입할 예정이다. 분양가의 90% 수준에 아파트를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택을 전세로 운영하다가 시장 상황이 변하면 매각·청산할 예정이다.
미분양 무덤이라 불리는 대구의 미분양 해소가 기대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2만3722가구다. 이는 2013년 9월(2만4667가구) 이후 11년 5개월 만에 최대 규모이다. 특히 대구는 3067가구로 악성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존재했다.
국토부는 다음달에도 CR리츠가 추가 등록을 마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와 전남 광양의 미분양 물량이 CR리츠에 담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