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저도 할 말은 많았다”며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 원장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는데 당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 일을 키웠다는 비판이 있다’는 질의에 “기관장과 기관장의 관계에 있어 저도 할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임기 내내 이 원장은 주요 금융 현안에 대한 경솔한 입장 표명으로 시장에 혼란을 불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상법개정안을 두고 “직을 걸고 지키겠다”고 공개 발언해 금융위원장과 불협화음을 빚었다. 이후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반대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하며 이견을 드러내거나, ‘사임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의 상급기관인 금융위가 이 원장의 발언을 제어하지 않아 사태가 악화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김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현재 경제부총리 사퇴 등으로 각 부처가 대행 체제를 유지 중인 상황에서 ‘금융당국까지’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해명했다. 개인적 의견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전체 상황을 고려해 말을 아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김 위원장은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간의 관계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관 대 기관의 차원에서는 굉장히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 금융위의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고, 그렇게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혹시 제가 대응을 자제하는 과정에서 부족하게 느끼셨다면 제 리더십의 부족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부연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대적인 금융당국 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는 “민주당 공식 입장인지 세미나 발제자의 의견인지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있다”며 “그래서 당사자이기도 한 금융위원회 또는 금융위원장 입장에서 의견을 말하기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기관 간에 어떻게 운용을 잘 할 거냐는 부분의 관점에서 미세 조정하고, 기능을 조금씩 서로 간의 조율을 통해서 (개편해)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만큼 금융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정치적 일정과 관계없이 우리 금융시장과 국민들의 삶은 매일 일어난다”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불확실성이 커질 텐데, 금융위는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 (국민들이) 안정감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