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공공의료…이재명 “강화” 이준석 “개선” [21대 대선]

‘뜨거운 감자’ 공공의료…이재명 “강화” 이준석 “개선” [21대 대선]

기사승인 2025-05-23 06:00:09 업데이트 2025-05-23 07:33:24
성남시 시민단체가 21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성남시의료원 방문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금종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의료 정책으로 맞붙었다.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의료’를 강화하자는 게 이재명 후보 주장이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성남시장 재직 중 성남시의료원을 설립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반면 이준석 후보는 경쟁력 저하에 의한 공공의료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던졌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22일) 페이스북에 “민간 중심 의료 공급으로 지역 격차와 필수 의료 공백사태가 심각하다”며 “공공·필수·지역 의료를 강화 하겠다”고 공약했다. 공공의료는 이재명 후보 정치 테마인 ‘기본사회’에 녹아있는 보건의료공약이다. 이재명 후보는 ‘의료는 공공재’라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대표 사례인 성남시의료원은 그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을 때 설립된 공공병원이다. 

성남시의료원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정부가 공공의료를 실현한 보기 드문 모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할 땐 감염병 전담병원 역할을 도맡았다. 2022년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보건의료 공약 신뢰성과 실행 가능성을 입증하는 전력 자산으로 적극 활용됐다. 

이처럼 공공의료는 보건의료 공공성과 형평성을 높이는 데 필수 요소지만 실제 정책 추진과 현장 운영에 있어 구조·재정·정치적 한계에 직면해있다. 

성남시의료원만 하더라도 적자와 병상 가동률 저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급여 인상에 따른 의사 채용이 난항을 겪고 있다. 필수 진료 과목 진료 공백으로 서비스 기능이 저하되면서 환자는 줄고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공공병원은 수익성 낮은 필수의료·응급의료 중심이라 수지 균형을 맞추기가 어렵다. 

한국 보건의료체계는 의료 공급 90% 이상을 민간이 담당하고 있다. 민간병원 중심의 경쟁 체계 속에서 공공병원은 환자 유치나 의료 인력 확보 경쟁에서 밀리기 쉽다. 공공의료를 확대하면 민간병원과의 이권 갈등, 의료계 정치화 등 사회적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고착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위탁 운영이 거론되지만 지역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이준석 후보는 애초에 수요 예측과 운영 모델 연구가 미흡했다며 공공의료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두 번째 TV 토론에서 공공의료정책 오류를 짚는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성남시의료원 현장 방문 후 취재진과 만나 “성남시가 재정여력이 상당한 지역이고 다른 공공의원보다 지원금을 많이 받아도 기획했던 것만큼 병원이 활성화하지 않고 빈 병실을 확인했다”며 “의료진이 제한된 환경에서 헌신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원 수요 예측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주변에 굉장히 우수한 대학병원이 반경 10km 이내에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떠한 비교 우위를 바탕으로 소비자 선택을 받을 지에 대한 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의료 체계는 대부분 민간 병원에 의해 감당되고, 건강보험 당연 가입제로 인한 필수 지정으로 인해 병원 대부분이 수가에 적용을 받는다”며 “애초에 공공의료만이 공공 영역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전제 자체가 잘못 설계된 게 아닌가 생각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준석 후보는 성남시의료원을 방문한 날 시민단체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시민단체는 ‘이 후보가 공공의료 운영 결과를 곡해하고, 침소봉대해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며 항의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