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시선]‘피지컬AI’가 가져다줄 전북의 미래

[편집자시선]‘피지컬AI’가 가져다줄 전북의 미래

2차 추경서 실증단지 조성 예산 229억원 확보
정동영 의원 1년여 노력 ‘결실’…국내 첫 ‘행동하는 AI’ 전북서 스타트

기사승인 2025-07-14 10:40:26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북특별자치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전북특별자치도가 ‘피지컬 AI(Physical AI)’ 실증단지 조성 사업을 위한 정부 예산을 확보해 새만금 2차전지 산업단지 유치에 이어 미래 지역산업의 판도를 바꿀 첨단 기술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전북자치도는 2025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에 편성된 ‘피지컬 AI 핵심기술 실증(PoC) 사업’ 예산 229억원으로 연내 본격적으로 실증단지 조성에 뛰어들게 됐고, 연말까지 실증 기반을 구축한 뒤 내년 1500억원 본예산 확보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1조 원 규모의 AI 실증 생태계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현대차‧네이버‧리벨리온‧카이스트‧전북대‧성균관대가 함께 참여해 피지컬AI 전략모델 수립, 플랫폼 설계, 기술검증 연구소 구축, 제조·의료 등 수요처 중심의 실증 공간 확보 기술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전북자치도는 전주 이서혁신도시 전북대 소유 17만 8000여㎡(5만 4000평)부지에 리빙랩과 기술검증 연구소를 조성하고, 제조·모빌리티·농생명 등 도내 주력 산업과 연계한 실증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예산은 당초에는 정부안에서 빠졌으나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증액안으로 복원된 뒤 기재부가 수용하며 최종 확정됐다. 여기에 지방비와 민간투자까지 포함하면 총사업비는 382억원 규모다.

‘피지컬 AI 실증(PoC)’ 사업 예산 확보는 정동영 의원 ‘뚝심’이 만든 성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과 손잡고 AI산업 유치를 위한 호·영남 동반 전략으로 1년 넘게 ‘AI 관련 포럼’을 개최하며 공을 들여왔다. 새 정부에서 AI 산업 정책을 책임지게 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수석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정 의원은 전북 AI 산업의 성공 전략에 대해 “피지컬 AI는 이제 막 태동한 초기 단계 산업으로 우리 전북에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며 “전북의 산업 기반이 약하다는 편견을 깨고 새만금 이후 30년 만에 전북의 미래를 바꿀 전략 산업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히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피지컬 AI를 선점할 수 있는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주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 의장은 최근 ‘이재명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한 강연에서 “새 정부는 첫 번째로 AI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진 의장은 이어 전북에서는 정동영 의원이 이미 AI산업 선점을 위한 노력에 들어갔고 곧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피지컬AI’ 실증단지 조성 예산 확보를 예고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단순히 정보를 분석하고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처럼 현실 공간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실제 물리적 행동까지 수행하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기존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가 제공한 텍스트, 이미지, 코드 등에 기반해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인공지능 기술이라면, ‘피지컬 AI’는 이를 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 로봇·드론 등 하드웨어에 연결해 현실 작업을 수행하는 ‘움직이는 AI’로 진화한 개념으로 AI의 최종단계라고 불린다. 

‘피지컬 AI’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미국 CES 2025에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기조연설을 통해 ‘피지컬 AI를 인지하고 계획하고 행동하는 AI’로 정의하고 생성형 AI를 넘어 산업 자동화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 중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피지컬 AI를 국가 전략기술로 간주하고 선제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피지컬 AI에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고 강조하고, 로보틱스 시장 규모는 50조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7경 2800조원으로 평가되며 앞으로 더 커질 거대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피지컬 AI 실증(PoC)’ 사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미래 제조·물류 생태계를 전환하는 국가 전략기술로, 전북에 ‘미래형 인공지능 공장’을 구축해 전주와 완주가 국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주권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전북의 산업구조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실증사업이 본격화되면 공장, 농업, 의료, 물류, 건설, 에너지, 서비스 산업 등 사실상 모든 산업에 활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품종 소량 생산 중심의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는 전북에 자동화·지능화가 적용되면 제조 현장의 고도화는 물론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인공지능의 산업적 적용은 미래 인력난을 해결할 열쇠로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 시대에 큰 역할을 할 것이며 ICT 기반의 데이터 분석, 로봇 운영, 기술 기획 등의 분야에서는 청년 인재 유입과 창업 확산도 가능해 기술인재를 끌어들이는 마중물 역할도 할 수 있다.

전북자치도가 이제 할 일은 올해 확보한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고 실증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다. 세계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사업을 확보하고도 자칫 머뭇거리면 실질적인 효과는 반감한다. 정부는 연내 피지컬 AI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을 확정하려 하고 있다. 전북이 뚜렷한 실증모델, 정책 패키지, 정치적 드라이브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기회를 놓일 수도 있다. 

이재명 정부가 AI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구조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투자 확대와 속도가 절실하다. 전북자치도와 정치권이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말 그대로 ‘총력전’이다. 전북의 미래를 담보할 먹거리를 유치한 만큼 행정과 정치가 하나가 돼 정부·여당·대통령실과 협업, 전북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