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보험공사가 SGI서울보증보험에 내줬던 공적자금 회수에 나선다. 예보는 지분의 최소 50%를 남겨 우선 경영권을 유지한 후 정부 논의를 거쳐 경영권 매각까지 검토할 방침이다. 서울보증 다음에는 한화생명 지분도 매각을 검토할 예정이다.
17일 예금보험공사와 조달청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 14일 서울보증 지분 83.85% 중 최대 33.85%의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개찰은 다음달 28일 열리며, 실제 매각은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 이후 진행된다. 예보는 오는 2027년 말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예보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 6월 말까지 총 110조9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했으나 57.1%(63조3000억원)를 회수하는 데 그쳤다. 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은행, 정부를 포함한 전체 투입 규모 168조7000억원 가운데 72.1%가 회수된 것과 비교하면 낮은 비율이다. 전체 투입 규모 중 25.5%인 43조원은 회수자금을 다시 투입한 금액으로, 회수율은 공적자금 운용 여력을 늘린다.
예보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 6월 말까지 공적자금을 지원한 주요 회사를 살펴보면 한아름종금(18조원, 회수율 46.9%), 제일은행(14조원, 71.7%), 서울보증(10조원, 46.9%), 우리은행(약 9조원, 110%) 등이 있다. 하나은행(7조원, 회수율 33.3%), 한국투신증권(6조원, 18.5%),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5조원, 55.4%)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서울보증에는 지난 1999년부터 2001년까지 총 10조2500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6월 기준 회수액은 4조8091억원이다. 올해 3월 상장 직후 보유 지분 10%를 매각해 1815억원을 추가로 회수했다. 최대 33.85%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현재 주가 기준 1조원 이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매각은 지난해 3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의결한 서울보증의 지분매각 추진계획 수정안에 따른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 상장을 추진해 발행주식의 10%를 상장하고, 이후 소수지분 매각을 거쳐 지분 규모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이다. 중장기적으로 경영권 지분 매각까지 검토한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한화생명 지분도 매각 대상이다. 공자위에 따르면 예보가 공적자금을 투입한 주요 금융사 가운데 현재 지분 매각을 통해 추가 자금 회수가 가능한 곳은 서울보증과 한화생명뿐이다. 공자위는 지난해 “서울보증, 한화생명 등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대해 성공적으로 매각해 공적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예보가 보유한 한화생명(구 대한생명) 지분은 10%에 달한다. 현 주가 수준으로는 이를 매각할 경우 약 3000억원 정도 회수가 가능하다. 예보는 “주가 및 금리추이 등 시장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매각여건이 성숙하면 공자위 논의를 거쳐 잔여지분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호전됨에 따라 회수액이 투입액보다 많아질 수 있다”며 “예보의 예보채상환기금도 지난 2002년 예상했던 금액을 초과해 회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공적자금이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만큼 주가와 시장 수요를 종합 고려해 지분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